[기고]경제대통령으로 성공하려면

[기고]경제대통령으로 성공하려면

이상빈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2003.10.21 21:22

[기고]경제대통령으로 성공하려면

한국개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작년 말에는 5.3%로 전망하였지만 올 1/4분기에는 4.2%로, 2/4분기에는 3.1%로 각각 1% 포인트 가량 하향조정 해 오다가 지난 9일에는 마침내 이를 2.6%로 전망하였다.

따라서 정부가 추구해온 올해 경제 성장률의 목표치인 3% 성장이 사실상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또 중소기업 중앙회는 중소기업의 39.1%가 2년 이내 그리고 64.7%가 3년 이내에 도산할 것 같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였다.

작년에 비해 세계 경제 여건이 급격히 달라진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한국경제의 문제점은 한마디로 무엇일까?

이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만 증폭시키는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 상실에서 비롯되고 있다. 미래에 대한 예측가능성과 상호신뢰는 시장경제를 지탱하는 두 축이다. 경제의 중심을 성장에 두느냐 아니면 분배에 두느냐로 불확실성이 증폭되었고 통합조정기능이 상실된 경제팀의 잦은 말 바꾸기가 신뢰상실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재신임을 묻는 국민투표문제로 경제는 그로기 상태로 몰리고 있다.

여러 가지 논란이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재신임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발표는 대통령이 고심 끝에 내린 결단임에는 틀림없다. 이제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이와 비슷한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정치개혁을 위해 국민투표가 필요하다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어도 두 가지 사항에 대한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첫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경제거국내각의 구성이다. 내각전체를 거국내각으로 구성하지 않고 경제관련부처의 장관들만 초당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경제거국내각이다. 이는 한나라당 대표가 국회대표 연설에서 제안한 국회정부간의 초당적 협의기구인 “경제대책협의회”보다 더 강력한 초당적 협력대책이다. 노대통령이 당선된 것도 민의이지만 국회가 여소야대로 구성된 것도 국민의 뜻이 반영된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가 합심하여 민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팀을 초당적으로 구성한 후 경제수장을 중심으로 경제를 운영하게 하고 대통령은 이러한 경제수장에게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경제면에서는 성공한 대통령이라고 일컬어지는 전 두환 대통령은 김 재익 경제수석에게 경제에 관한 한 대통령은 자네라고 말했다는 일화가 있다.

경제전문가가 경제를 운영하게 하고 정치외풍으로부터 경제가 휘말리지 않도록 지켜주는 역할을 대통령이 수행할 때 발목 잡는 국회도 없고 이민 상품이 대박상품이 되는 일도 없어질 것이다.

둘째, 기업이 불법정치자금의 희생양이 되는 일이 없도록 대통령이 직접 기업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현 한국의 여건 상 기업들이 정치권의 요구를 거부할 수는 없다. 정치권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부득이 분식회계를 할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해 기업은 영원히 검찰수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국가의 부 및 고용을 창출하는 보루로서 남아 있어야 할 기업들이 불법정치자금의 요구에 시달린다면 국가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기업들이 불법정치자금의 고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대통령이 적극 나서서 이를 방지해 주는 방법밖에 없다. 포항제철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포항제철이 외압에 시달리는 않도록 박 대통령이 막아주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이를 차단해 주는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대통령의 두 가지 소임이 정치와 경제라면 정치개혁을 위해 내린 결단 못지않는 결단을 경제 회생을 위해 내려야 할 시점이 지금이다. 그렇지 아니하면 2003년은 우리 역사상 지워 버리고 싶은 한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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