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외인, 그들만의 800다지기

[오늘의 포인트]외인, 그들만의 800다지기

권성희 기자
2003.11.10 11:46

[오늘의 포인트]외인, 그들만의 800다지기

800 안착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주말 미국 증시의 약세 마감과 이번주 옵션 만기일을 앞둔 매수차익잔고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지만 선현물 시장에서 계속되는 외국인 매수세가 낙폭 확대를 저지하고 있다.

10일 종합주가지수는 하락세로 출발해 796과 799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오전 11시29분 현재 낙폭이 2.78포인트로 줄어들며 801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들이 거래소시장에서 1000억원 이상 주식을 사들이며 5거래일째 순매수를 계속하는데다 프로그램에서 비차익거래가 매수 전환하며 선물 매도 규모가 줄어든 것이 낙폭 축소의 원인으로 파악된다. 반면 개장초에 10거래일만에 거래소시장에서 순매수를 보였던 개인은 다시 순매도로 입장을 바꿨다.

매수차익잔고 증가의 부담감은?

이번주 증시 초점은 13일 옵션 만기일을 앞둔 상황에서 매수차익잔고가 1조7000억원을 상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대기 매물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그러나 천대중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옵션과 연계된 차익거래 물량은 200억원 수준으로 수급 불균형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전체 매수차익거래 잔고의 절대 규모가 크대는 이유로 서둘러 수급 부담을 논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장화탁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도 옵션만기일과 관련한 시장의 방향성은 선물시장에서 외국인 동향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선물 누적순매수가 플러스인 상황에서는 시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설명이다.

지난주말 현재 외국인 누적순매수가 2만계약을 넘는다는 점에서 일단 만기일 방향성은 긍정적으로 보여진다고 장 애널리스트는 밝혔다. 이날은 외국인이 오전 11시까지 계속 선물시장에서 매수 우위를 보이다 11시를 넘어 순매도 전환하더니 오전 11시38분 현재는 309계약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 매매 동향이 관건

어차피 지수를 500선에서 800선으로 이끈 주역은 외국인인 상황에서 향후 증시 방향성에서 외국인들의 역할은 핵심 변수가 아닐 수 없다. 부동산 가격의 뚜렷한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아직 주식 매수에 나설 조짐은 나타나지 않는데다 국내 기관 투자가들은 환매 압력 강화에 직면해 있어 앞으로도 당분간은 매수 주체로 서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익증권에 대한 환매가 10월 중순 이후 늘어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에 설정됐던 2조8000억원대의 장기증권저축 상품 중에서도 일부가 지수 750선 이상에서 출회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의 동향은 어떨까. 변수는 미국 동향과 아시아 자산에 대한 선호도 등의 힘겨루기, 이 가운데서 한국의 입지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동향과 관련해서는 고용시장까지 뚜렷이 회복되는 등 경제와 실적의 펀더멘털은 예상 이상으로 좋으나 지난주말 미국 증시가 하락 마감한데서 알 수 있듯 밸류에이션 부담과 금리 인상설에 대한 우려가 추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지난주 수요일까지 일주일간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5주일만에 처음으로 순유출이 나타난 것도 이런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반면 긍정적인 요인은 전세계적으로 아시아 증시에 대한 선호도는 매우 높으며 아시아로의 자금 유입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점이다. 아시아 자산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이유는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과(이에따른 아시아 통화 가치 절상 전망으로 인한 환차익 기대감) 중국 경제의 급성장세 때문이다. 특히 중국 경제 급성장에 따라 홍콩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자체적으로도 유동성이 늘어나 아시아 증시 상승을 보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외국계 펀드 한 관계자는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계의 견해는 낙관과 비관이 팽팽하다. 낙관하는 모간스탠리와 메릴린치, UBS증권 등의 증권사들은 한국 증시가 아시아 다른 증시에 비해 저평가됐으며 내수 회복이 늦어지긴 했으나 내년에는 어쨌든 회복될 것이므로 이에따른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최근 아시아 포트폴리오내에서 한국 증시 비중을 하향 조정한 JP모간과 이날 한국 비중을 낮춘 CSFB증권은 한국의 내수 경기 부진을 이유로 한국 증시에 대한 견해를 긍정에서 다소간의 비관 쪽으로 변경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CSFB증권은 한국의 수출 강세는 긍정적이나 이미 선진국 선행경기지수가 고점에 근접한 상황에서 내수가 수출 호조를 이어받지 못한다면 한국 증시의 선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어찌보면 낙관과 비관이 팽팽하다는 것 자체가, 낙관 일색이 아니라는 것 자체가 심리적으로 증시가 고점이 아니라는 긍정 신호일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증시가 주춤할 경우 외국인 순매수세의 위축 가능성, 아시아 포트폴리오 내에서 한국 비중 축소에 따른 자금 유입 규모 축소 가능성 등은 염두에 둬야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지분이 40%를 넘어선 상황에서 외국인들의 기침에 한국 증시는 크게 출렁거리는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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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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