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사야할 조정"
전세계적인 증시 약세 영향 속에 증시는 3일만에 다시 800을 하회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상승 추세가 유효하다는 의견이 많다.
17일 오전 11시45분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16.25포인트(-2.01%) 하락한 793.64를 나타내고 있다.
개인이 800 밑에서 저가 매수에 나서는 매매 패턴을 반복하고 있고 외인은 지난주말 미국 증시 하락 영향에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지만 매도 강도는 제한적인 편이다. 개인의 순매수 규모는 2137억원으로 2000억원을 넘어섰다. 10월23일 이후 최대다.
최근 관심의 초점은 전세계적으로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든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미국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9% 급락하고 나스닥지수는 1.9% 떨어졌다. 이날도 일본 증시가 3% 이상 하락하고 있고 대만 증시도 반도체 관련주와 은행주가 하락세를 주도하는 가운데 6천선이 무너졌다.
지난주 한주간 해외 증시는 다우지수가 0.42%, 나스닥지수가 2.05%, 일본 증시가 4.35%, 대만 증시가 0.20% 약세를 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이 가운데 아시아 증시 중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한국이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전세계 증시의 동반 부진은 그간 상승률이 가팔랐던 정보기술(IT) 관련주에 대한 가격 부담으로 인한 차익 매물이 배경이 되고 있다. 전세계 투자자들은 최근 오름폭이 컸던 종목 위주로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최근 아시아에서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올들어 지난주말까지 상승률이 84.4%에 달했던 태국 증시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국 증시도 이날은 해외 증시의 약세 영향에서 피할 수 없는지 외인과 기관이 함께 매도하고 프로그램이 대규모 매도 우위를 나타내면서 800선이 무너지며 790선까지 위협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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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요한 것은 조정에는 두 가지가 있다는 점이다. 본격적인 하락세에 대비한 팔아야할 조정과 추가 상승을 위한 숨고르기 국면으로 사야할 조정. 이번 조정은 올들어 계속된 조정과 마찬가지로 사야할 조정인가. 아니면 그 때와는 다른가.
이와 관련,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잔 파도를 보지 말고 장기 추세를 볼 때 사야할 조정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1998년부터 올들어 최근까지 장기적 추세상 강세장은 채권시장이었다. 그러나 향후 3~5년간을 내다봤을 때 장기 추세는 채권 금리 상승, 원화 강세, 증시 강세로 파악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모간스탠리 등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부동산 가격도 고점을 치고 이미 안정세에 들어섰다는 전망이 많다.)
장 사장은 "일본 증시가 최근 조정을 받고 있긴 하지만 경기상으로는 이미 일본도 바닥을 치고 나온 것으로 보이고 다른 선진국 경기도 회복세가 뚜렷하다"며 이미 경기가 상승 사이클이므로 추세상 상승 국면으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은 조심스럽게 경기가 침체를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전세계적인 추세와 더불어 국내 증시의 경우에는 수급 상황이 너무 좋다는 점을 장 사장은 낙관론의 근거 중 하나로 지적했다. 올들어 외국인은 줄기차게 주식을 사왔지만 반면 기관과 개인은 줄기차게 주식을 파는 양상을 보였다.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돌아섰을 때 개인이나 기관 모두 더 이상 팔 것이 없는 수준에까지 도달할 것이며 결국엔 주식을 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연기금 등의 기관 자금은 어차피 주식에 자금이 배분되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주식 매수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 매매 동향과 관련해서는 전세계 경기와 증시가 상승 트렌드를 타는한 갑작스러운 대규모 매도로 증시에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국인은 지수 700대에서 한국 주식을 대대적으로 매수하기 시작했는데 지수 500대에서 사지 않고 700대에서 본격적인 매수세에 착수했다는 것은 추세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것을 확인하고 사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장 사장은 지적했다.
이에 더해 지난주 중반까지 미국의 주식형 펀드로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아시아 관련 펀드로도 자금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아직까지 국제 유동성이 증시에서 이탈하는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물론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 대해서도 IT주를 매도하는 등 그간 많이 올랐던 업종 대표주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한국 증시에 대해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하지는 않다. 이유는 선진국과 아시아 다른 국가에 비해 내수 회복이 늦어 그간 내수주 움직임이 부진해 IT주 외에도 매수할 대안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지난주 한국 증시의 가장 큰 특징으로 IT주의 상대적 부진과 내수주의 반등을 꼽고 있으며 이는 외국인들이 내수 회복을 기대하고 관심을 내수주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결국 최근의 내수주 반등은 올들어 증시가 경기를 올바로 선행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내수 회복의 신호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내수 회복이 예상보다 더 늦어질 경우와 대선 자금과 관련한 대기업 조사로 인한 기업 체감 경기 급랭 등으로 인해 내국인들의 증시 참여가 부진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단기적인 흐름으로 전세계적인 장기 추세상에서는 잔물결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결국 800 이하에서의 개인들의 대대적인 저가 매수 공세는 현명한 판단일 수 있다. 그러나 800만 넘어서면 팔아치우는 것은 지난 10년간 증시가 박스권 안에서 횡보한데 따른 부정적인 과잉 학습효과에 따른 너무 근시안적인 판단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