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뒷심부족
3일 거래소 종합주가지수가 전고점을 넘지 못하고 약세로 반전했다. 고가 816.02포인트, 저가 801.08포인트로 15포인트 가량의 큰 변동폭을 보여주고 있다. 종합지수가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수라는 두팔에 의지하여 내친김에 전고점까지 넘으려 악을 쓰다가 결국 뒷심이 모자라 포기하고 털썩 주저앉는 모습이다.
이날 지수는 1조7000억원을 훌쩍 넘어버린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며 상승폭을 키워나가는 흐름을 보였다. 7일째 계속된 외국인의 순매수도 힘을 보탰다. 그러나 장중 일본증시와 홍콩증시의 하락 소식이 지수 하락의 빌미를 제공했다. 외국인이 매수규모를 줄이며 선, 현물 시장의 지수가 모두 보합권 아래로 밀려났다.
오전 12시40분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4.37포인트 하락한 803.41을, 선물 12월물은 0.65포인트 내린 104.45를 기록중이다.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이 266억원을, 기관이 272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선물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251계약과 35계약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이 2021계약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은 비차익과 차익 모두 매수우위로 총 643억원 순매수다.
수급면에서 에너지 보강이 힘들게 돼 있다. 사상최고치에 이른 매수차익잔고와 외국인의 매수강도와 집중력 약화 등이 변수다. 기관이 별다른 액션을 취할 가능성이 적은 가운데 개인은 오르면 팔고 내리면 사는 패턴의 반복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수급측면에서 관심사는 외국인 매수강도와 프로그램 매매로 좁혀질 수 있다"며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 변화를 논할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당장의 관심사는 매수차익잔고의 향방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급격한 매물출회는 없으리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장 분위기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추가유입분을 아무리 높게 기대해도 늘어날 수 있는 부분은 11월말 이후 증가된 금액의 극히 일부에 그칠 것"이라며 "또 차익거래 누적분은 언제라도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만기일 이후에도 부담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어떤식으로 해석하더라도 최근 반등과정에서 외국인과 함께 쌍끌이 매수의 한축을 이뤘던 프로그램매매의 긍정적 효과는 퇴색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지수 800 이상에서 투신권의 환매압박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 김 연구원은 주목했다. 그는 직전 500~1000포인트 사이클이 시작됐던 2001년 9월 이후 지수대별 투신권 주식설정 금액을 분석한 결과, 800~850포인트 구간에서 9060억원이 설정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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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원은 "투신권의 자금유출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손익분기점 수준에 근접하는 펀드에 대한 환매압박은 증가할 것"이라며 "프로그램 매수의 긍정적 효과가 희석되고 있고, 투신권의 매도강도도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면 시장은 전적으로 외국인의 매수강도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국인의 매수는 과거와 달리 그 위력이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전날만 해도 외국인이 현물시장에서 2000억원 이상 사자에 나섰지만 지수상승은 강보합에 그쳤다. 프로그램 매매가 중립수준으로 별 부담이 되지 않았음에도 0.05% 상승이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매수의 효력이 지난 10월에 비해 약해졌다"며 "절대적 액수 자체가 감소하기도 했지만 매수 종목이 분산되며 집중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이후 외국인은 63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으며 이중 LG전자가 20%를, 자동차 관련주가 16%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0월 반등국면에서 2조원이 넘는 순매수 금액 가운데 삼성전자가 26%(우선주 포함)를 차지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 센터장은 "기관은 올해 금리+α의 기대수익을 달성한 것으로 보여, 수급상 기대하기 어렵다"며 "지수 상승을 위해서는 다시 대형주 중심의 외인매수로 회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