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맹구가 된 경제
오래전에 유행했던 맹구 시리즈중 하나.
맹구 친구가 맹구의 한쪽 팔을 비틀자 맹구가 말했다. "아파 !" 그래도 비틀자 맹구가 또 말했다. "팔 빠져" 그래도 비틀다가 그만 맹구 팔이 빠져 버렸다. 맹구 왈 "거봐 빠졌잖아"
요즘 여기저기서 사정없이 비틀리고 있는 기업들은 보면 꼭 `맹구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경제 전체가 맹구가 된 느낌이다. 아프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정부와 정치권은 모르쇠다. 이러다가 정말 팔이 빠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맹구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자.
"경제에 피해가 있다고 말하지 말고 수사에 적극 협조해 주기 바란다. 그 명분(대기업 수사가 경제에 피해가 있다는 주장)은 현재 수사에 대해 주장할 수 있는 명분이 아니라고 본다"(강금실 법무부 장관,11월17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답변).
"국민이 바라는 수준까지 수사를 해내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협조를 받지 못하고 있다"(송광수 검찰총장,11월19일 강신호 전경련회장 방문때)
"80년대 후반 길거리가 최루탄으로 뒤덮혀도 우리 경제는 고성장을 지속했다"(노무현 대통령,10월17일,세계지식포럼 참석자 간담회)
"그동안 정치적 대결이 심했을 때도 경제가 위축된 적이 없었다. (국회운영이) 한두달 늦어져도 (경제를) 풀어가는데 지장없다"(노 대통령,11월28일 sbs TV 대담).
맹구 친구들이 혹시 앞뒤 맥락을 거두절미해 뜻을 왜곡했다고 토를 달지 모르겠다. 하지만 시위를 떠난 활처럼 거침없이 진행되고 있는 비자금 수사상황과 꼬일대로 꼬인 비자금 정국을 보면 특별히 더할 말도 없을 것이다. 요즘 검찰은 그야말로 호랑이 등에 탄 형국이다. 고삐 달린 말도 아닌 호랑이 등에서야 호랑이가 지칠 때까지 내버려 두는 것 말고 무슨 수가 있겠는가.
맹구가 된 한국경제가 안쓰러운 것도 이 때문이다. 팔을 비트는 맹구 친구들마저 언제까지 비틀어야 할 지 잘 모르는 상황이니 맹구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지금 골병이 드는 것도 문제지만 비틀림의 끝이 어디인지 모르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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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비자금 수사를 하지 말고 덮자는 말은 아니다. 비자금의 검은 거래를 낱낱이 밝혀내는게 당장은 고통스럽겠지만 길게 보면 득이 될 수 있다. 그것은 투명하고 건강한 선진경제로 가기 위한 `성장통'이다. 나는 이같은 견해에 100% 동의한다. 내년 4월 총선때 덜주고 덜받는 바로 그 효과를 실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경제를 맹구 취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치가 혼미해도 경제는 끄떡없다'는게 정녕 말이 되는 소리인가. 미국 경제는 8%대 성장을 하는데 우리는 2% 성장을 갖고 회복중이라고 큰소리치는게 제정신인가. 팔이 빠질 지경이라고 하소연해도 `엄살 피우지 말라'는 식으로 대꾸하는 게 정상인가. 아무리 단식투쟁이라지만 민생경제는 팽개치고 특검법만 가지고 난리치는 게 나라를 걱정하는 자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