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홍콩 H증시 급락"

[내일의 전략]"홍콩 H증시 급락"

문병선 기자
2003.12.15 18:03

[내일의 전략]"홍콩 H증시 급락"

심리적 패닉 상태에서 나타나는 지나친 급락은 곧 제자리를 찾는 것 처럼 초낙관에서 발생하는 주가 급등도 곧 되밀림을 받게 마련이다. 15일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822.16(+16.08p, 1.99%), 47.60(+0.49p, 1.04%)으로 급등했지만 하루 뒤 거래에서 기술적 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도 '회자정리, 거자필반'의 원리가 작동하는 증시 속성 때문이다.

주가 상승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개운치 않은 뒷맛이 많다. 증시를 연중 최고치로 끌어 올린 것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생포 소식이고 기계적인 프로그램 매수세가 상승폭을 넓히는 역할을 했다.

지난 9월 증시 급조정때 주가의 원형 복귀를 예상했던 전문가들이 이번에는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을 예상한다. 한 시황 전문가는 "연중 최고치로 증시가 급등했으나 외국인 순매수 둔화, 차이나 모멘텀 약화 우려감 등 우려되는 점이 많다"고 지적한다.

H증시 급락

일단 H증시가 급락해, 후세인 효과에 안주하기는 녹록치 않다는 지적이이다. 후세인 효과에 힘입은 아시아 증시 랠리에도 H증시의 대표 지수인 항셍차이나엔터프라이즈인덱스(HSCEI)는 15일 오후 4시 59분 현재(한국시간) 지난주말 종가(4462.72)보다 180.65포인트(4.05%) 급락한 4282.07을 기록하고 있다.

H증시는 '차이나 모멘텀'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지표로 외국인 및 국내 시황 전문가들의 참고가 됐다. 지난 12일(4462.72)까지 연초(2007.53) 대비 2455.19포인트(122.30%) 급등, 그동안 과열 논란이 끊이지 않다가 호재가 만발한 이날 오히려 급락세를 타는 것이다. 일단 이익 실현 매물이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자동차, 철강, 알미늄, 시멘트 등 산업에서 맹목적 투자를 억제하고 질적인 규제를 가하겠다고 밝힌 것과 무관치 않다.

임송학 교보증권 이사는 "중국은 과열인 게 분명하다. 12월초 중국 정부는 외국인의 투자 관련 맹목적 투자를 억제하기 위해 여러가지 질적인 규제를 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업종은 국내 수출과 연관이 큰 자동차, 철강, 알미늄, 시멘트 등이다. 이날 H증시의 급락은 이와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ISM 제조업 지수가 2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고 국제 원자재 가격이 수년만의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단기 고점 가능성을 경고하는 것이다. 국내 증시는 850까지, 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상회할 수도 있겠지만 수출 경기가 2분기 이후 둔화될 수 있고 미국과 중국의 경기 확장이 고점을 쳤을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4% 중반으로 예상되는 것은 올해 경기 둔화에 따른 베이스 이펙트 측면이 강한 것이다. 내수 또한 불확실성이 많고 회복되더라도 내년 하반기에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안선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H증시는 등락폭이 심한 편이어서 이날 급락에 대해 뭐라 말할 단계는 아니다. 오후 장 들어 낙폭이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차이나 페트로이엄, 차이나 텔레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급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후세인 효과 "반짝"

후세인 효과를 수치로 나타내기는 어렵지만 이날 시초가(821.62)와 지난 주말 종가(806.08)의 차이인 15.54포인트(+1.93%) 가량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나스닥100지수 선물 가격도 오후 4시18분 현재 27.50포인트(1.93%) 상승 중이다.

현대건설(상한가), 대한항공(+4.59%), 아시아나항공(+4.98%), LG화학(+2.15%) 등이 장마감때까지 견조한 오름폭을 지켜 후세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유가 하향 안정 수혜주이며 이라크 재건 참여 기대주 들이라는 평가이다.

그러나 대우건설(+5.87%), 대우인터내셔널(+4.40%) 등은 주가는 상승했으나 시초가를 회복하지 못해 장중 추격 매수한 투자자들은 손실을 면치 못했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후세인 효과의 지속은 확언할 수 없다"며 "후세인의 체포는 상징적인 의미에서는 큰 호재이지만 그동안 이라크 저항 세력이 후세인보다는 알-카에다 등 테러 세력과 연관돼 활동을 벌이고 있어 후세인 한 명의 체포 만을 가지고 저항 세력이 와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주는 프로그램 매수

트리플위칭데이가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 프로그램 매수세가 증시에 밀려들었다. 프로그램은 이날 2091억원 매수 우위로 마감했다. 차익거래는 2239억원 매수 우위, 비차익거래는 148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제과업체

크라운제과가 이틀째 상한가에 올랐다. 동원증권이 지난 12일 "잃어버린 왕관을 되찾았다"며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한 이후다. 크라운제과는 제과시장에서 14.6%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롯데(40.4%), 오리온(24.9%), 해태(20.1%)에 이어 4위 업체이며 크라운제과는 지난 8월 워크아웃에서 조기졸업했다.

오리온은 지난 주말 7.32% 급등한 데 이어 이날 1.39% 상승했다.

음식료업종지수는 2.89% 오른 1248.98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고점(1390.30)에 육박하고 있다. 9월 조정을 거쳐 10월 이후 꾸준한 오름세로 최근에는 외국인들의 매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음식료업종의 대표 종목인 풀무원은 이날 3.16% 올랐고 일봉 차트에 아랫 꼬리를 길게 단 '망치형'이 출현했다.

배당주

코덱스 배당 지수가 상장(10월13일) 이후 처음으로 15만원대에 진입했다. 이날 코덱스 배당 지수는 2.71% 오른 1만5150원을 기록했다. 상승률은 지난달 27일(2.86%) 이후 두번째로 넓다.

상장 기업 중 21개 기업이 이날 배당 규모를 발표했다. 이 중 15개 종목의 주가가 올랐다. STX조선은 주당 1250원의 현금배당 계획이 알려지며 주가가 8.53% 급등했다. 성신양회는 3.80% 올랐다. 등록 기업인 이화공영은 상한가.

주의도 필요하다. 코스닥 기업은 배당 공시 다음날부터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현상이 일부 나타났다. 코위버, 한틀시스템, 모보아이피씨, 대진공업, 이테크이앤씨, 삼호개발, 빅텍 등은 공시일보다 5% 이상 주가가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내수주, 외국인 입질

내수 관련주에 대한 외국인의 입질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신세계(+2.50%), 농심(+1.39%), 하이트맥주(+7.14%), 현대백화점(+3.63%), LG생활건강(+2.78%), 한샘(+4.65%), 한국제지(+2.17%) 등으로 외국계 증권사 창구의 매수 주문이 체결됐다.

이들 기업 중 상당 종목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크게 밑돌고 있어 선취매성 주문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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