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물에 빠진 사람 건져놨더니..
LG카드가 채권단 공동관리로 살아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느냐, 아니면 법정관리로 가느냐 기로에 서 있습니다. 아마도 5일이면 가부간 결론이 날 것 같습니다. 만약 LG카드가 회생의 길을 걷지 못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청산될 경우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당연히 LG카드 경영진과 대주주 일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겠지요.
그런데 지금 LG카드 사태를 놓고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국민은행 등 채권은행들이 모든 책임을 짊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4개은행 공동관리 방안에 대해 국민은행 등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경부 변양호 금융정책국장은 지난 2일 4개 은행 공동관리 방안에 대해 국민은행 등이 동의하지 않고 버티기로 나서지 않자 "LG카드청산시 금융권의 손실이 26조7000억원에 달한다’는 삼정KPMG의 실사결과를 흘렸습니다. 금융권 사람들은 금융정책국장의 발언이 결국 국민은행, 크게는 채권은행들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김진표 부총리는 한발 더 나아가 3일과 4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채권은행이 자기 몫만 챙겨 금융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또 금감위는 3일과 4일 LG카드 공동관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 국민 신한 조흥은행의 은행장과 임원들을 불러 협조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끝까지 반대하는 은행은 금융시장을 교란시켜 26.7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손실을 초래하는 무책임한 금융기관이 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이번 LG카드 사태의 원인과 해결의 책임이 은행들에 있을까요. 1차적인 책임은 부실을 초래한 LG카드의 경영진과 구씨일가로 구성된 LG카드 대주주들에게 있고, 또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제대로 감독하지 않은 재경부와 금감위, 금감원에 있습니다.
국민은행, 우리은행, 외환은행 등은 막대한 부실을 감수하고 카드 자회사를 은행에 흡수함으써 대주주로서 카드 자회사에 대한 책임을 다했습니다. 그렇지만 LG카드 대주주들은 이같은 상황에서도 책임부담을 줄이기 위해 채권단과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들은 LG증권의 지분을 내놓는 것으로 파산할 경우 금융권 전체에 천문학적 손실을 가져다 주는 LG카드사태에 대한 책임을 다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재경부와 금감위 금감원은 채권 은행들이 나서서 LG카드를 살리라고만 합니다. LG카드 대주주들한테는 지나칠 정도로 관대하면서도 채권 은행들한테는 2조원도 모자라니 더 내놓으라고 하고 있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 건져놨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