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카드사가 망하는 이유
“카드사 수수료 여기서 더 내리면 망합니다”
불과 2년 전 카드사들이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고 있을 때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가맹점은 가맹점대로 수수료율이 높다며 인하를 요구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카드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사채 수준이라는 비난까지 했지요.
그 때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수수료를 더 낮추면 카드사는 망할 수 밖에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당시엔 이 말을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았지만 지금 와서는 그 말이 예언처럼 맞아 떨어지고 있습니다.
카드사의 수지 악화가 어떤 식으로 진행됐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은행 CD기 이용 수수료와 비교해 보면 금방 드러납니다. 10만원 미만의 소액이 필요한 경우라면 예금을 찾는 것보다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더 쌉니다. 공휴일과 같은 은행 영업외 시간이나 타행CD기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런데요.
예를 들어 10만원이 필요하다고 가정했을 경우 카드업계 최고 금리(31.76% 취급수수료 포함)를 적용하면 2606원 정도 수수료가 붙게 됩니다. 이에 반해 은행 CD기를 이용했을 경우 700∼1000원 정도의 수수료만 부담하면 됩니다.
단순히 보면 은행 예금을 찾는 것이 훨씬 유리해 보이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함정이 숨어있지요. 현금서비스는 선결제가 가능합니다. 결국 다음날 선결제를 해 버릴 경우 1일 이자 87원 정도와 취급수수료 400원정도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오히려 은행 예금을 찾는 것보다 유리합니다.
내가 맡긴 돈을 찾을 때보다 오히려 남한테 빌리는 현금서비스가 때론 더 싸다는 것은 이용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입니다. 반대로 카드사 입장에서 보면 수수료율 체계가 잘못돼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일 겁니다.
이처럼 카드업계는 구조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LG카드 사태와 같은 급한 불을 일단 먼저 꺼야겠지만 가맹점 수수료율 현실화 등 구조적으로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부분 역시 고쳐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