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세상 그렇게 살지 마세요"

[현장클릭]"세상 그렇게 살지 마세요"

서명훈 기자
2004.01.1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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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세상 그렇게 살지 마세요"

“이건 카드사를 두 번 죽이는 일입니다” 최근 만난 한 카드사 직원은 자신의 심경을 유행어에 빗대어 이렇게 말을 하더군요.

 

이미외환은행외환카드를 합병하면서 전체 직원의 55%를 구조조정하겠다고 밝혔고, 산업은행이 위탁 관리하게 될 LG카드 역시 구조조정이 뒤따를 전망입니다. 삼성캐피탈과 합병을 선언한 삼성카드 역시 중복 부서와 지점을 일정부분 정리할 것으로 보여 불가피하게 회사를 떠나는 직원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카드사의 구조조정이 어느 한 카드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체의 공통된 현상이다 보니 이직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카드사 직원들은 사회의 따가운 눈총까지 받아야 하는 현실이 견디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심지어 한 카드사 홍보팀장은 이런 일을 겪기도 했다고 하네요. 하루는 아파트 수위 아저씨가 조용히 불러서는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세상 그렇게 살지 말라”고 충고를 했다는군요. 그 홍보팀장이 했던 TV 인터뷰의 대부분이 카드사의 입장을 항변하는 역할이다보니 보는 이들의 눈에 곱게 비칠 리 없었겠지요.

 

카드사들이 신용불량자 양산의 주범이고, 미성년자에게까지 카드를 발급해 주는 등 무리한 영업활동으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은 부인하기 힘든 사실입니다. 그리고 카드빚 때문에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이 카드사를 원망하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카드사 직원들 모두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은 또 다른 ‘희생양’ 찾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은행 CD기 마저 안 되는 밤시간에 당장 현금이 필요해 달려간 편의점에서 현금서비스를 받았을 때나, 현금서비스를 통해 급전을 마련했을 때 느꼈던 편리함을 생각해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또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인력 구조조정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기업이 일단 살아남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경영정상화가 됐을 때 재취업을 보장해 주거나 다른 일거리를 찾을 수 있도록 교육을 하는 노력 등은 기울여야 합니다. 가장의 실직으로 고통받을 카드사 직원들의 가정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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