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외환카드 '승자없는 싸움'

[기자수첩]외환카드 '승자없는 싸움'

서명훈 기자
2004.01.19 19:18

[기자수첩]외환카드 '승자없는 싸움'

외환카드 노사갈등이 결국 법정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노조는 지난 16일 열린 주주총회가 소액 주주들의 입장이 원천 봉쇄됐고, 의안상정도 제대로 되지 않은 안건이 통과되는 등 절차상 하자가 많았다며 19일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물론 노조원들은 이날도 외환은행 앞에서 합병저지 집회를 계속했고, 설 연휴에도 고향에 가지않고 전 직원들이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고향에는 내년에라도 갈 수 있다며 말이다.

 

사태가 이처럼 돌이키기 힘든 지경에까지 오게 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정작 협상과정을 지휘해야할 대표이사가 노조의 총파업이 시작된 날부터 출근을 하지 않고 있어 협상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건강상의 이유라는 설명을 하고 있지만 대화할 용의가 있다면 부사장 등에게 위임장을 주고 협상에 임할 수도 있는 문제다.

 

물론 사측은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협상을 하자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독자생존을 요구하는 등 입장 차가 너무 크다는 점도 대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입장 차이가 크다고 해서 대화자체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외환은행과의 합병 기일이 2월28일로 결정돼 있기 때문에 시간만 끌면 결국 합병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고 어쩌면 대화에 나서지 않는 것이 가장 빠른 지름길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합병이 되고 계획된 55%의 감원이 이뤄졌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합병 기일까지는 40일가량 남아 있고 그 기간동안은 회원이탈이 불가피하다. 직원들과 경영진간의 불협화음은 앞으로 두고두고 외환카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결국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승자는 없고 패자만 남는 싸움이 될 수 밖에 없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선택한 합병이 오히려 회사를 망치는 결과를 낳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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