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터넷 보안불감증
전국적으로 사상 초유의 네트워크 마비 사태를 초래한 '1ㆍ25 인터넷 대란'이 일어난지 어느새 1년이 됐다. IT강국이라는 체면에 크나 큰 생채기를 낸 대형사고를 겪은 뒤 정부는 '사후약방문'식으로나마 사태수습과 정보보호 인프라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정보보호에 관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대응지원센터를 열고, 공공기관 정보보호 사업에 투자도 했다.
하지만 1.25대란의 책임소재는 아직도 가려지지 않아 시민단체와 초고속인터넷업체(ISP)간 맞소송 소동이 이어지고 있다. 보안업계는 1.25대란으로 반짝 주목 받다가 이후 달라진 것이 하나 없다며 여전한 찬밥 신세를 한탄한다.
최근 보안업체 코코넛이 110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보안의식 설문조사에서도 보안불감증은 여실히 드러난다. 인터넷 대란 후 보안의식이 그대로거나 오히려 낮아졌다는 응답이 75%에 달한 것.
1.25대란 당시를 떠올려보자. 국내 인터넷망이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에 모두가 보안의 중요성을 통감했다. 그러나 그같은 경험은 미래를 위한 교훈으로 남지 못하고 서서히 잊혀져갔다.
자동차로 편리함을 누리지만 부작용으로 교통사고가 따르듯 정보화시대에 각종 정보보호 관련 사고는 앞으로 크든 작든 계속 이어질 것이다. 1.25대란이라는 정보고속도로의 사고 경험이 아픈 기억만 남긴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의식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사회적인 의식 변화가 뒷받침 되지 않는 정부의 대책은 계속해서 사후약방문에 머물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이메일 상자를 가득 메운 'hi'메일의 횡포에 무던해져서는 안된다. 사이버세계가 엄연히 세상의 한축으로 자리를 잡고 악성코드는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의 보안의식은 몇점인지 스스로 자문해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