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시가=고가 "음봉출현"
외국인 매수가 주춤하자 경계심리가 확연히 드러났다. 27일 거래소 시장은 뉴욕증시 상승에 힘입어 강세로 출발했으나 결국 시가가 고가가 되며 커다란 음봉을 그렸다. 외국인이 순매수했고 개인도 순매수에 나섰지만 규모가 평소보다 줄었던 탓에 프로그램을 내세운 기관 매도를 이기질 못했다. 장초 보합권에서 등락하던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프로그램 매물이 늘어나며 낙폭이 확대됐다. 코스닥도 약세로 마감했다.
종가는 거래소가 6.01포인트(0.69%) 하락한 863.03, 코스닥이 3.21%(0.72%) 내린 445.04를 기록했다. 거래소는 5일선(860.53)을 지켰지만 코스닥은 5일선(445.18)을 소폭 하회했다.
◆삼성전자, 때로는 조정도..
삼성전자 주가가 전날보다 1.83% 하락한 53만5000원을 기록하며 장대음봉이 발생했다. 역시 시가=고가다. 거래소와 더불어 삼성전자 역시 아직까지 5일 이평선(52만6600원) 위를 유지하고 있어 크게 경계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약세에 전기전자업종이 1.13% 내렸다. 운수창고(-4.57%) 유통업(-3.37%) 건설업(-2.66%) 증권(-2.05%) 등이 하락했다. 코스닥도 시총 1위인 KTF가 1.60% 하락해 장 분위기를 침체시켰다. NHN(-6.97%) 다음(-2.07%) 등 인터넷주들도 힘이 없었다. 업종별로는 인터넷(-3.71%) 디지털컨텐츠(-1.66%) 방송서비스(-1.66%) 출판매체복제(-1.42%) 정보기기(-1.38%) 등이 크게 내렸다.
외국인과 개인이 매수하고 기관이 매도했다. 외국인 매수규모(거래소 1733억원, 코스닥 54억원)은 전날(거래소 5360억원, 코스닥 610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개인 순매수(거래소 870억원, 코스닥 102억원)는 규모가 작은데다 대부분 중소형주에 치우쳐 지수상승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외국인의 빈 자리를 기관매도가 채웠다. 기관은 하루동안 2419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도 1929억원 매도우위로 6거래일째 순매도다.
◆비차익매물 주의
거래소는 프로그램 매도가 하락의 원인이 됐다. 차익거래에서 1139억원의 순매도를, 비차익거래에서 789억원의 순매도를 각각 기록했다. 차익거래 잔고의 규모가 전년 최저치 수준으로 감소해 차익매물에 대한 부담은 한결 덜었다. 문제는 10일 연속 매도우위를 보인 비차익거래다.
시장에서는 프로그램 매물과 관련해 국민연금, 지난 2001년 800대 지수에서 설정된 일반자금의 환매, 장기저축 환매, 베이시스 위축에 따른 매도물량, ELS 외국인 선물 매입분량의 청산 등에서 이유를 찾고 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1년 911테러 당시 지수 850~900선 사이에서 약 2조원 가량의 주식형 펀드가 설정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지수상승으로 본전찾기에 나선 투신권이 이 물량을 환매하고 있다면 앞으로도 비차익 매도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나온 비차익매도 물량은 1조1000억원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앞으로의 관건은 외국인이 얼마나 큰 폭의 매수를 유지하며 프로그램 매도세를 막아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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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경계 신호
지수는 하락했지만 '외국인 매수-프로그램 매도'라는 기존 수급구도에는 변화가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등 IT종목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매수는 '앞으로도 쭉'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들어 종합주가지수가 7.2% 오른 반면 삼성전자는 20.8% 상승했다. 전기전자업종 지수의 상승률도 18.5%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 사상 최고치는 2001년 12월 6일의 60.00%. 현 지분율 58% 수준을 감안하면 매수여력은 있는 상황이다.
다만 급등에 대한 부담을 떠안은 상황에서 외국인 매수가 둔화되고, 비차익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 매물압박이 거세질 경우 어느 정도의 조정은 각오해야 한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수가 급격히 올라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상승추세는 유효하다"며 "당분간 지수는 870~890 구간에서 매물 소화 과정을 겪으며 숨고르기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