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발목잡는 국민은행 노사갈등

[기자수첩]발목잡는 국민은행 노사갈등

김진형 기자
2004.02.01 18:06

[기자수첩]발목잡는 국민은행 노사갈등

갈길 바쁜 국민은행이 노사 갈등으로 술렁거리고 있다. 노조가 은행측의 '신인사방침'에 반발, 본점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고 명예퇴직도 보이콧하기로 한 것.

사건은 은행측이 지난달 28일 '성과 및 능력주의 인사관리 방침'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신인사방침'은 올해부터 매년 두 차례씩 모든 직원들의 업무성과를 평가, 성적이 낮은 직원에 대해선 연봉의 15% 이상을 삭감하고 후선 배치하겠다는 내용으로 상당히 파격적이다.

 

이 방침이 발표되기 전까지만 해도 국민은행 노사는 오랫만에 한목소리를 냈다. LG카드 지원방안을 놓고 김정태 행장이 정부와 끝까지 싸우고 있던 시기, 노조도 적극적으로 지원사격을 했다. 게다가 김 행장의 주장이 대부분 관철된 방식으로 LG카드 정상화 방안이 타결되면서 김 행장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지지도도 상승했다. 특히 일반적으로 노조와 한판 싸움이 불가피한 명예퇴직 방안도 별다른 마찰없이노사가 합의했다.

 

하지만 불과 한달여만에 국민은행 노사 '동거'는 끝나고 말았다. 노조는 이 방침이 결국 정리해고를 자유롭게 하겠다는 의미라며 당장 철회할 것을 요구했지만 은행측이 이를 거부하자 본점 로비를 점거하고 장기농성 채비에 들어갔다. 노조는 특히 노동조건의 현저한 변화를 불러올 조치를 사전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 대해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국민은행은 오는 20~21일 양일간 제주도에서 대규모 직원 화합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노조는 '창고에 묵혀둔 대투쟁의 깃발을 들어야할 때'라며 '신인사방침을 막아내지 못하면 노조의 깃발을 내릴 각오'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합병후 첫 적자를 기록한 국민은행. 올해부터 다시 한번 재도약하자며 부행장 6명을 교체하고 조직체계까지 전면적으로 수술했다. '새 술과 새 부대'는 만들었지만 노사관계는 아직까지 새롭지 못한 국민은행이 올해 재도약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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