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기업 두번 죽지 않으려면

[기자수첩]기업 두번 죽지 않으려면

강미선 기자
2004.02.03 20:54

[기자수첩]기업 두번 죽지 않으려면

 

재계가 시장경제교육의 전도사로 자임하고 반기업 정서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5단체장이 직접 중고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경제특강을 하는가 하면 대학 총학생회 간부들을 초청해 시장경제 교육을 실시하는 등 각 경제단체들이 다양한 행사와 공익캠페인을 통해 시장과 기업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미스터 쓴소리'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지난달 28일에 이어 3일에도 교사들에게 경제특강을 했다. 선생님의 '경제 선생님'을 자청하고 나선 것이다. 닉네임에 맞게 박 회장은 '한국은 규제백화점'이고 '기업에 자유를 달라'며 한국이 얼마나 기업하기 힘든 나라인지를 꼬집었다.

 교과서에 기업의 목적은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고 돼 있다며 기업과 시장에 대한 현실 인식이 얼마나 잘못돼 있는지도 지적했다.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길은 이윤을 많이 내어 재투자함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주고 세금도 많이 내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회장의 거침없는 말솜씨에 교사들의 호응도 높았다. 많은 교사들은 "기업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박수를 보냈고 교육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도 토로했다.

 최근 전개되고 있는 이러한 재계의 움직임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불안감이 든다. 기껏 기업이 투명해졌다, 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자고 떠들었는데 다시 '차떼기'와 같은 일이 터져 나오면 어쩌나 싶기 때문이다.

교사를 가르쳤던 경제단체장들은 얼마나 면목이 없을 것이며, 학생들에게 기업의 목소리를 전달한 그 교사들은 또 얼마나 황당하겠는가.재계의 반기업 정서 해소 노력이 이벤트가 실천적 행동으로 '기업 바로 알리기'로 이어져야 한다..

불법 정치자금, 분식회계 등이 또다시 불거지면 기업은 두번 죽는다는 사실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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