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민경찬펀드, 이헌재펀드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돌파한 2000년 여름, 김00펀드' '박00펀드' 같은 실명(實名)펀드가 증시를 풍미했었다. 증시침체와 함께 조용히 사라졌던 실명펀드가 요즘 장외에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민경찬펀드'
투신권 펀드는 '성장형' '안정형' '안정성장형'등으로 분류된다. 이 펀드는 아직 실체가 안갯속이지만 굳이 범주에 넣자면 '권력형' 펀드로 분류해야 할듯하다. '펀드매니저'격인 민씨를 조사했던 당국자는 계약서도 없이 653억원의 자금이 몰렸다는데 대해 "상식이 아닌데..."라고 말을 흐렸다.
하지만 '권력형 펀드'의 불문(不文·不問)약관상 투자조건은 충분하다. 전에는 아무리 작은 병원하나 제대로 못꾸렸다 해도, 또 부동산인지 벤처인지 투자대상도 정하지 못했다해도 펀드매니저가 최고권력자와 사돈이라는데 따질게 뭐 있나.
'이헌재 펀드'
이펀드는 저평가된 장외 혹은 구조조정기업 주식에 장기투자하는 '프라이비트 에쿼티 펀드(PEF)'로 분류된다. IMF이후 금융 구조조정을 주도, 투자대상인 우리금융지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펀드매니저' 이헌재 전장관이 확신에 찬 깃발을 들었으니 자금이 몰릴만하다.
그런데 요즘 펀드매니저가 부총리 혹은 비서실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시장의 시선이 '운용능력'보다는 '권력'으로 옮겨진다. 펀드분류도 PEF에서 '권력형'펀드로 자연스레 바뀔수 밖에 없다. 실무지휘를 이윤재 전 대통령 비서관에게 넘긴다고 해서 글자 하나 바꾸는 것 처럼 쉽게 이헌재펀드가 곧바로 '이윤재펀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형 펀드의 해악은 심각했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의 뒤편에는 월가와 워싱턴의 거물들이 야합해 만든 투자클럽들이 있었다. 돈과 권력은 한데 가져갈 수 없는 택일의 대상이다. 물과 나트륨처럼 한 그릇에 담았다간 폭발사고가 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