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외환카드 "보름달에 빈 소원"

[현장클릭]외환카드 "보름달에 빈 소원"

서명훈 기자
2004.02.1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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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외환카드 "보름달에 빈 소원"

“이제 텅빈 사무실을 혼자 지키는 것도 지쳤고, 평생을 바쳐 일해 온 직장이 하루 아침에 망가지는 꼴을 더 이상 앉아서 볼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6일 외환카드 부장과 지점장 27명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파업에 동참할 뜻을 밝혔습니다. 두달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외환카드 노사 갈등이 해결보다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첨예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외환카드는 지금까지 부·점장으로 승진하면 노조에서 자동으로 탈퇴하도록 해 왔습니다. 임원 승진 문제도 있고, 경영진을 자주 접해야 하는 특수성을 인정해 자동적으로 탈퇴가 되도록 했지요.

그런데 이들이 다시 노조원으로 돌아온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라고 합니다. 첫번째는 원칙없이 이뤄지는 보복성 인사가 문제인데요. 지난 두달 동안 부·점장을 포함한 인사가 무려 9차례 있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경영진이 바뀌면 손발이 맞는 직원들을 곁에 두기 위해 인사이동이 한두 번쯤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인사이동시에 부서에 업무를 잘 알고 있는 직원을 남겨두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이런 원칙들이 다 무시되다 보니 직원들은 16년간 유지돼 온 직장이 하루아침에 ‘풍비박산(風飛雹散)’이 나고 있다는데 대부분 동의하고 있습니다.

한 직원은 “예전에 뉴스에서 분신자살 얘기가 나올 때마다 동정심 보다는 어리석은 행동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충분히 공감이 된다”며 “내 자신의 미래 뿐 아니라 가족의 생계가 달린 문제에 아무런 의사표시 조차 할 수 없는데서 오는 허탈감은 말로 하기 힘들다”고 하더군요. 말 그대로 일터에서는 물론 가족 생계에서도 소외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인지 요즘 외환카드 직원들이 가장 즐겨 보는 TV 광고가 한 편 있다고 합니다. 거기에는 이런 말들이 나옵니다. “아빠의 직장이 잘 될수록 우리 아이의 웃는 얼굴을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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