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금융 불균형 해소의 파장

[시평] 금융 불균형 해소의 파장

최공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04.02.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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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금융 불균형 해소의 파장

새로운 경제팀의 출범으로 우리는 다시 한번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반전시킬 기회를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주변 여건은 낙관을 불허한다.

장기침체의 가능성, 양극화된 경기, 신용불량자 문제와 정치사회적 혼란 등 체제적 한계에 봉착한 우리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난제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지금까지의 성장신화만 믿고 정책처방에만 의존할 경우 겪게되는 고통은 단지 우리 세대만의 것이 아니다.

우선 우리가 직면한 과제는 달러약세기조하에서 수출신장세를 유지하면서 내수기반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환율관련 체제적 위험은 실제로 존재한다. 아시아는 현재 1조4000억 달러가 넘는 달러표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달러자산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개방체제에 걸맞는 금융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개도국들에 대한 지적이 많았지만 정작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세계적 문제는 달러위주의 금융체제가 얼마나 취약한 것인가를 일깨워주고 있다. 일본은행은 2003년 무려 1890억달러를 외환시장개입에 퍼부은 이후에도 지난 1월에만 680억달러를 달러지지에 소진했다. 언제까지 이러한 노력이 지속될 수 있을까?

본격적인 선거철에 접어든 미국으로서 금리를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하에서 달러약세기조는 어쩌면 유일한 선택일 수도 있다. 환율급변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준비와 대응이 필요한 때다.

경제전반이 상당한 위험요인에 노출되어 있는데 우리와 우리주변의 노력은 일상적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현 상황의 국제적 성격에서 찾을 수 있다. 즉, 현 미국의 성장구도가 더 이상 지탱되기 어렵다는 점과 중국의 대두로 세계무역 및 금융질서에 본질적 변화가 초래된 점이다.

엄청난 노동력을 배경으로 세계의 조립공장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이 미국의 주도적 이해관계와 맞물려 주변국가는 물론 세계적 실물 및 금융의 불균형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간단히 말해 중국으로 초래된 역내의 엄청난 경상수지흑자와 외환보유고는 현 금융불균형의 기초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러한 불균형의 해소경로는 쉽게 찾기 어렵다. 소위 말만 무성한 환율공조나 G-7회담식의 공동노력외에 달리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칠레와의 FTA비준연기는 우리의 한계와 일관된 시장메시지가 구현되지 않는 아시아 역내 공통의 고질적 한계를 반영하고 있다. 세계화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는 블록화, 지역화로 맞서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의석수에만 관심이 쏠려있다.

결론적으로 대내상황을 고려해 볼때 최근의 국제적 금융불균형 해소 부담은 아시아지역에 가장 뚜렷이 부각될 수 밖에 없다. 그 파장은 이전투구가 심한 국가일 수록 크게 나타날 것이다. 특히 조그만 나라의 경우 환율조정압력은 당장 수출로 인한 타격과 비교역재부문의 과열현상, 즉, 부동산 과열로 나타나기 쉽다.

지금까지의 부동산 과열문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원화절상과 더불어 은행부문의 신용은 거의 대부분 부동산쪽으로 흘러갈 수 밖에 없으며 버블로 인한 피해는 실로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과도한 금융불균형의 해소에 나서기도 전에 불균형을 더 키우는 성장전략에 의존하기 쉽다. 이 과정에서 정작 절실한 개방시장체제의 구축은 뒷전으로 밀리기 쉽다. 다가오는 상황은 우리에게 실로 어려운 선택을 강요할 것이다.

우리 스스로도 판단하기 어려운 위험요인과 취약한 금융체제의 작동여부는 투기적 자본과 맞물려 필요한 곳의 조정을 지연시키고 보호될 부문의 몰락을 가속화시키게 된다. 우리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탄력을 유지하려면 버블에 도취되기 보다는 경쟁력이 기대되는 부문에 대한 보다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정치적으로 예민해져 다른 부문에 무감각해진 지금이야 말로 비장한 각오로 우리 주변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미래를 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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