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900사수..'디커플링' 관건

[오늘의포인트]900사수..'디커플링' 관건

권성희 기자
2004.03.08 11:52

[오늘의포인트]900사수..'디커플링' 관건

900을 넘어선 뒤 숨고르기가 이어지고 있다. 8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주말에 이어 2일째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낙폭이 크지 않다는 점과 900선을 지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증권사 전략가들은 그러나 추가 상승보다는 경계감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증시가 예상과 달리 2월말과 3월초 급등세를 연출했지만 박스권에 갇힌 미국 증시나 쉬지 않고 올라왔다는 점 등으로 낙관론보다는 신중론에 마음을 두는 편이 현명하다는 의견이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미국과 디커플링 현상이 꼽히고 있다. 정훈석 동원증권 연구원은 올 2월 이후 종합주가지수는 강한 상승세를 보인 반면 나스닥지수는 2월에 고점을 치고 조정을 받으며 내려오는 양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경기 둔화 우려감과 정보기술(IT) 수요 부진 등으로 인해 약보합 움직임을 이어갔던 반면 아시아는 중국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유동성 호전 모멘텀을 극대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증시가 외국인에 개방된 이후 종합주가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밀접한 연동성을 보여왔으며 일시적으로 방향성이 엇갈리면서 디커플링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결국은 나스닥지수를 따라갔다는 점이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000년 1분기와 2002년 4분기에 한국 증시는 강세를 계속하는 속에 미국 증시는 조정을 받으면서 디커플링 현상을 보였는데 결국은 한국 증시가 미국을 따라 하락해갔다"고 지적했다. 결국 "미국 증시와의 갭이 계속 벌어진다면 아시아권의 상대적인 주가 상승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 요인이 될 것"이란 의견이다.

강 연구위원은 이런 이유로 종합주가지수가 900 이상에서 추가 상승 모멘텀을 확보하려면 미국 증시가 재반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긍정적인 점은 미국 증시가 20일선 부근에서 하방 경직성은 확보하고 있다는 점과 소폭이진 하지만 나스닥지수가 지난주 7주일만에 상승 반전했다는 점이다. 즉, 그간의 불안정한 흐름에서 조금씩 재상승을 위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도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미국 증시의 방향성이 아직 확실치 않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교보증권의 박 연구원은 "과열에 대한 동참은 높아진 리스크를 동시에 안아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성급함보다는 900선 안착 여부를 우선적으로 확인해보는 여유로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 수준에서 추격 매수나 중국 모멘텀에 대한 과신보다는 미국 증시의 향방과 이에 따른 증시 반응을 좀더 지켜보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경계감을 높여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세계 경기 모멘텀 둔화와 미국 증시의 고점 확인에 대한 지적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앤디 시에 모간스탠리 아시아-태평양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기 모멘텀이 이미 지난해 4분기에 고점을 쳤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추가 상승 모멘텀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미국의 소비 증가율이 소비 붐을 이끌어가기 힘들다는 점,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경기 성장세 확대보다는 축소의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브루스 롤프 씨티그룹 전략가도 미국 증시의 조정이 예상된다며 '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했다. 은행주에 대해서 '비중축소' 입장을, 에너지주에 대해서는 '비중확대'을 내놓았다. 롤프가 제시한 S&P500 지수의 올해 목표가는 1025. 현재보다 11% 낮은 수준이다. 결국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끝난 것은 물론 이 수준에서는 하락이 예상된다는 의견이다.

전세계적으로는 경기 사이클의 고점 도달과 중국 경기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이 2월에 아시아에 대한 순매수 규모를 줄이다 3월들어 대폭 확대한 것은 중국 모멘텀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지만 다시 한번 확인 작업에 들어간다면 추가적인 숨고르기와 관망은 불가피하다.

UBS증권이 한국 증시에 대해서 1분기 실적 성장세가 강하고 리레이팅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긴 했지만 이는 언제까지나 한국 특수한 상황을 감안한 낙관론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리레이팅 재료만으로 상승 트렌드를 이어가기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홍콩 H 주식이 고점을 뚫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900 넘어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승 트렌드가 꺾였다고 속단하기는 물론 시기 상조이다. 따라서 조정 때마다 우량주 중심으로 저가 매수 관점으로 접근하되 미국과 중국 증시, 경기의 향방을 확인해보는 여유로움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