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정리해고에 재취업도 안되고

[현장클릭]정리해고에 재취업도 안되고

박정룡 기자
2004.04.05 17:22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현장클릭]정리해고에 재취업도 안되고

카드사 구조조정이 일단락되면서 카드사간 인력이동이 활기를 띄고 있지만 유독 외환카드 출신 직원들은 기피대상으로 지목돼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스카우트를 꺼리고 있다고 합니다. 능력이 부족하거나 다른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외환은행과의 합병을 앞두고 인력 구조조정 문제로 장기간 파업을 하는 등 심각한 노사갈등을 겪었던 게 원인입니다.

 

외환카드 노조는 오래전부터 금융권에서 강성으로 평가돼 온 데다 외환은행과의 합병을 앞두고 3개월간 파업하는 등 사측과 대립하면서 강성이라는 이미지가 더욱 굳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후발 카드사들은 삼성, LG카드 출신들은 영입하면서도 외환카드 출신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이라고 합니다. 신한카드의 한 관계자는 "외환카드 직원들의 경우 실력 등 모든 면에서 뒤질 게 없는데도 노사문제를 염려해 회사내에서 영입하기를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실제 외환카드 출신의 S과장은 노조원이었다는 이유로 L카드사 입사가 좌절됐습니다. S과장은 파업이 막바지로 치닫는 상황에서 L카드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면접까지 봤다고 합니다. 그는 당초 스카우트 요청을 받은데다 면접 분위기도 아주 좋아 당연히 입사가 될 것으로 확신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출근하라는 연락이 없어 확인해봤더니 부적격자로 판정이 나서 입사를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합니다. S과장의 경우 외환카드 근무평가에서 최고인 S등급을 받은 데다 다른 어떤 부적격 사유도 없어 이유를 물어봤다고 합니다.

 

그러자 L카드사에서는 그가 강성인 외환카드 노조 조합원이었기 때문에 받아들 일 수 없다는 답변을 했다는 겁니다. L카드사의 경우 그룹차원에서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인데 강성 노조원이었던 외환카드 직원을 받아들일 경우 조직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합니다.

 

물은 담는 그릇에 따라 모양이 바뀝니다. 단지 강성 노조원 출신라는 과거의 경력 때문에 실력있고 능력을 갖춘 사람을 배척한다면 좀 지나친 게 아닐까요. 장기간의 파업과 명예퇴직, 정리해고로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외환카드 직원들을 두번 죽이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