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외국인에 의한 'IT잔치'

[오늘의 포인트]외국인에 의한 'IT잔치'

권성희 기자
2004.04.06 11:54

[오늘의 포인트]외국인에 의한 'IT잔치'

식목일을 포함해 3일 연휴 동안 반영되지 못했던 호재들이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지수는 급등세다. 주가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의 3월 신규 취업자수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늘어났다는 점. 그간 경기 회복이 고용 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으나 이에 대한 우려가 한 순간에 해소되는 듯 지수는 큰 폭 오름세다.

고용지표 개선은 한편으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 호악재 양면성을 지니는 것으로 해석돼 왔으나 이번에는 오직 호재로만 받아들여지고 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해 채권 가격은 급락세지만 주식시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이라는 잠재적 악재를 완전 무시하고 있다.

물론 잠재 악재를 무시하게 할만한 다른 호재가 풍부하긴 하다. 유가는 안정세로 접어들었고 수출 장애물로 우려되던 원/달러 환율 하락세도 일단 멈추고 상승 반전했으며(이 역시 미국 고용지표 개선 덕분이다) 국내 산업에 대한 영향력이 큰 D램 가격은 급등세다.

이런 잇딴 호재들을 배경으로 지수는 900 안착을 시도 중이다. 외국인이 3000억원 이상의 순매수로(이런 추세라면 일일 순매수 규모가 500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지수를 위로 밀어 붙이고 있다. 결국 외국인이 사면 오르고 팔면 떨어지는 장이었으니 이상할 것도 없다.

외국인들이 공격적으로 사고 있는 상황에서 숟가락 하나 더 끼워놓으면 될걸 하는 심정도 들지만 워낙 사는 종목이 비싸다 보니 만만치가 않다. 이날(6일)도 순매수 규모의 70%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량 IT주에 집중돼 있다.

특히 지수 비중이 26%에 달하는 삼성전자가 외국인들의 매수 열기 속에 4.4% 급등하고 있는 것이 지수 오름폭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삼성전자 외에도 1분기 실적 모멘텀이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전자(IT) 업종의 상승폭이 두드러진다.

이번 900 안착 시도는 3월초 이후 두번째다. 눈여겨볼만한 것은 그 때 지수 900대와 현재 지수 900대에서 어떤 종목들이 크게 올랐느냐 하는 점이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초나 현재나 지수 수준은 900으로 비슷하지만 종목별로 보면 삼성전자, LG전자, 삼성SDI, 하이닉스 등 IT주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주, SK와 같은 유화주가 많이 올랐다"고 지적했다.

결국 3월초에서 현재까지 지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던 셈이지만 그 가운데 IT주와 자동차주는 부지런히 위로 올라가고 있었으며 IT주와 자동차주가 현재 장세의 주도주라는 의미다. 서 연구원은 "3월초나 지금이나 똑 같은 지수 900대지만 그 때에 비해 현재는 IT 모멘텀이 더 확대되고 있다"며 "지난주 외국인들이 IT와 운수장비, 보험, 화학 등을 많이 샀다는 점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IT와 운수장비를 포함해 보험, 화학 등의 공통점은 실적 모멘텀이다. 그렇다면 실적 모멘텀이 살아 있는 업종 중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은 어떤 것일까. 서 연구원은 "은행과 철강의 경우 1분기 실적 호전이 예상되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해 상대적인 가격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은행과 철강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루 순매수하면 하루 순매도하는 정도. 이날은 은행에 대해서는 200억원 이상 순매수하고 있지만 철강은 순매도 중이다. 철강업종의 경우 대부분의 업종이 오르는 가운데 약세다.

철강가격 상승이 정점에 달했다는 우려와 중국 경기 둔화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주가를 내리누르고 있는 듯하다. 은행은 중소기업 여신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 철강과 은행의 경우 부담 요인이 있어 외국인이 중립적인 입장으로 관망하고 있지만 부담 요인 해소가 가시화된다면 저가 메리트까지 부각되면서 상승 탄력도 커질 수 있다는게 서 연구원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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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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