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역별 자보료 차등화에 관한 제언

[기고]지역별 자보료 차등화에 관한 제언

정중영 동의대 금융보험재무학부 교수
2004.04.12 19:59

[기고]지역별 자보료 차등화에 관한 제언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자동차보험 제도개선안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지역별 차등화와 관련해 각 지자체별로 입장 차이가 크고 타 지역과 연대해 제도 도입을 반대하는 움직임도 있다.

 

그러나 세부적인 시행방안조차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편향적 사고로 동 제도를 견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도입목적이 정당한지, 이론적으로 타당한 지, 또 사회적 비용의 감소효과는 있는지 등에 대해 검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보험료를 차등화한다는 것은 해당 위험집단에 적합한 가격을 매긴다는 의미다. 여기서 차등화는 임의적이거나 부당한 차등이 아니라 경험통계로 입증되고 객관화된 요소에 의한 공정한 차등을 의미한다. 운전자의 나이, 성별, 직업, 차량종류, 차량용도에 따라 자동차보험료가 차등화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자동차 보험료가 동일한 상황에서 손해율이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이 구분될 때 보험사는 손해율이 높은 지역의 자동차보험 계약인수를 거절하고 우량한 지역의 계약만 인수하기를 원할 것이다. 그 결과 손해율이 높은 지역은 보험에 가입할 수 없게 된다. 결과적으로 지역별 차등화는 왜곡된 시장가격을 회복시켜주는 순기능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차등화 제도가 도입되지 않더라도 시장내에서는 불량지역 운전자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되고, 우량지역 가입자들은 인수경쟁에 따라 보험료 인하혜택을 받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매우 자연스러운 자본주의 경제의 기본 흐름이다.

 

우리는 현재 이러한 흐름에 순리적으로 대응할 것이냐 아니면 시장가격 왜곡으로 보험기능이 훼손된 후 제도도입을 당연시할 것인가 하는 판단의 기로에 서 있다.

 

전세계적으로 지역별 차등화를 도입하지 않고 있는 나라를 찾기 어려운 현실에서 지역 등 운전자 통제불능인 요소를 가격 차등화 변수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하는 일부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를 비롯 전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운전자 통제불능인 요율변수로는 지역 이외에 나이, 성별, 보험가입 경력 등도 있다. 오히려 통제불능 변수에 따라 요율이 차등화돼야 운전자의 허위고지에 따른 보험료 면탈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각국에서는 적극적으로 이를 반영하고 있다.

 

현행의 지역별 손해율 격차는 대부분 평균 자동차 운행속도와 관련이 많다. 따라서 법규위반 단속이나 운전자 스스로의 안전운전 의식 제고를 통한 교통사고 감소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2002, 2003년도에 충남과 전북지역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매우 개선된 바 있는데 이는 지방자치단체 스스로 교통법규위반단속 강화와 자정노력 때문이다.

 

지역별 보험료 차등화는 보험원리 차원에서는 우량지역 가입자가 불량지역 가입자의 보험료를 보전해주는 문제점과 불량지역 인수거절에 따른 피해를 해결하는 제도이다. 사회적으로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교통환경 개선에 적극 노력해 교통사고가 감소하고 치료비 등 사회적 비용이 절감되며 결과적으로 인명피해가 줄고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가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제도도입 추진에 있어 전면적 시행 보다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자체의 교통환경 개선 노력을 유도할 수 있도록 차등화 폭을 점차 확대하거나 일정 유예기간을 둬 추진하는 방안이 바람직할 것이다. 전 국민이 이해 당사자인 만큼 큰 테두리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멀리 내다보는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시행방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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