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카드, '비온 뒤 굳은 땅' 기대
최근들어 카드산업에 대한 각종 지표가 호전됨에따라 시장 일부에서 카드산업에 다시금 청신호가 켜진 것이 아닌가하는 기대섞인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일부 카드사의 1/4분기 흑자소식과 연체율 감소 등이 그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성급한 판단보다 카드사들의 구조조정과 고비용구조의 지속적인 개선 노력을 통해 향후 10년을 대비하는 혜안이 필요한 때이다.
이른바 `신용카드 사태'는 시장 외부환경과 카드회원 및 카드사에 의한 복합적 원인 때문이다. 가계부채 및 실업률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채무상환 능력의 저하는 국가경제의 침체와 맞물려 카드산업의 부실을 증가시키는 외부요인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소비자의 결제능력을 초과한 신용카드 사용은 신용관리를 위한 체계적 사회 신용교육 시스템의 부재로 인한 결과이며, 카드사들의 고객에 대한 신용평가 부족 및 과도한 외형위주의 출혈경쟁은 리스크관리의 실패를 초래했다.
이러한 카드산업 부실의 여러 요인들이 아직 제거되지 않았음에도 시장 일각에서는 카드관련 일부 지표의 호전만으로 카드산업이 바닥을 치고 곧 활황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가경제가 침체를 벗어나고 있다는 여러 경제지표들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더블딥(Double Dip)의 위험성과 더불어 여전히 내수시장은 급랭상태에서 정체중인 상황이다. 또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소비자들의 지갑은 변함없이 열릴 줄 모르고 있는 시점에서 카드산업 시장에 대한 장미빛 전망은 아직은 시기상조로 보여진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카드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 보다 기존의 구조적 문제해결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만 한다. 먼저 현금서비스 수수료 위주의 편향적 수익구조를 시급히 개선해 지급결제수단으로서의 정상적 수익구조를 안착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신용카드의 본래기능인 신용판매를 점차 확대시키는 동시에 이와 관련된 제반 수수료도 원가에 기반한 정상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 그간의 카드사간 출혈경쟁을 지양하고 회원가입, 거래승인, 한도관리 등의 실질업무에 있어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해야 한다. 카드사는 현금수신을 담당하지는 않지만, 여신을 제공함으로써 여러 금융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각 업무단위에 있어 미래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감소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
아울러 각 금융기관의 정교한 신용평가를 위해 개인신용정보의 객관적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해야 한다. 금융선진국의 선례에 비춰 각 금융기관의 개인신용평가정보가 집중돼 공유된다면 각 금융기관의 비용감소 및 체계적 네트워크에 의한 상호연동이 가능하다. 다만 이러한 정보가 일부 기관에만 집중이 된다면 정보의 불균형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동등한 경쟁을 방해할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신용카드 업무에 있어 효과적 분업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금융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카드를 발행하는 발급사, 네트워크관리 및 거래승인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프로세싱사, 가맹점과 매출전표를 관리하는 매입사 등으로 업무단위가 나뉘어져 저비용으로 신용카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발급사, 프로세싱사, 매입사가 동일해 각 단위업무가 한 개의 카드사로 집중돼 처리되기 때문에 신용카드 시장으로의 진출입이 어렵고 중복투자 등으로 인한 고비용구조가 형성돼 있는 것은 개선돼야 한다.
이처럼 각 카드사들의 다양하고 지속적인 자구노력 및 개선방안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국내경기가 실질적 회복세를 보인다면, 국내 카드산업 시장은 조만간 정상적 궤도에 다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