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자동차보험 선진국을 꿈꾸며

[CEO칼럼]자동차보험 선진국을 꿈꾸며

임재영 보험개발원 원장
2004.05.24 09:46

[CEO칼럼]자동차보험 선진국을 꿈꾸며

최근 높은 손해율을 기록한 자동차보험은 손해보험시장에서 중요 관심사다. 하지만 이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자동차보험 가격자유화가 시행된 지 2년 만에 '제살깎기'식 가격경쟁의 전면전에 돌입했고 여기에 초연한 보험사는 하나도 없기에 하는 말이다.

 

이러한 자동차보험시장에서의 과열 경쟁은 교통사고 발생의 증가와 맞물려 적정 손해율을 상회하는 높은 손해율로 이어지고 있으며,손해율 증가세는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와중에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손해율을 거둔 회사도 있다. 우량지역 및 우량직업군 등을 목표시장으로 하고 손해율이 높은 고할인 계층을 제한하는 전략을 구사했던 보험사들이다. 현행 시스템상의 한계를 드러내는 단적인 사례다.

 

요율요소의 미도입 등으로 인해 발생한 이러한 현상은 보험시장 진입 자유화와 보험가격 자유화가 미스매칭돼 발생한 한시적 사례일수 있으나, 당장은 시장경쟁의 불공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시장왜곡을 가져오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적어도 시장진입 자유화에 앞서 요율요소 적용의 자유화 또는 기반이 이미 조성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동차보험시장의 지속적 발전과 선진시장으로의 이행을 위해 선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우선 교통환경의 안정화가 필요하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교통사고율을 억제하는데 보험요율제도의 역할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국가차원의 교통사고 감소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아울러 보험사들이 과도한 가격경쟁을 자제하고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 저가경쟁을 통한 보험료 수입의 증가가 회사의 현금흐름을 원활히 하고 외형 성장을 가져오겠지만, 가격안정성을 도외시한 보험인수 정책은 결국 시장퇴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퇴출보험사가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의 일부를 남아있는 보험사가 부담하도록 보험업법이 개정됐다. 그러므로 한 회사의 그릇된 보험인수정책은 다른 보험사까지 동반 부실을 초래할 수 있고 나아가서는 사회적 보장시스템 전체를 마비시킬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공정한 경쟁과 교통사고 감소노력을 유인할 수 있도록 보험요율제도가 개선돼야 한다. 사고위험도가 유사한 보험가입자를 그룹핑해 위험도가 높은 그룹에 대해서는 높은 보험료를, 위험도가 낮은 그룹에 대해서는 낮은 보험료를 적용해야 한다.

 

이러한 위험도의 구분요소를 '요율요소'라 하는데, 요율요소의 적용은 보험계약자별 공정한 차별을 도모하고 사고발생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검증된 요율요소가 적용되지 못하거나 왜곡 적용된다면 부작용이 발생하고 그러한 부작용은 보험가입자에게 되돌아가게 된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완전한 가격자유화가 이뤄진 상황에서 평형성이 확보되고 사고감소를 유인하는 요율요소의 도입이나 개선은 이제 보험사의 몫이다.

 

내년 4월이면 금융기관 창구에서 자동차보험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자동차보험 시장이 안정되지 않고 기본 제도가 불비돼 있는 상황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기 때문에 시장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보다 신속한 대책 마련과 추진이 요구된다. 선진 자동차보험시장의 근간은 국민 모두의 교통안전의식 제고와 사고 감소를 유도하는 보험제도에 기반을 둔다. 그러하기에 선진국의 문턱에선 우리 국민의 성숙된 교통안전 의식과 보험제도에 대한 이해를 기대하며 운영주체인 보험사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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