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시장이 아니라 시간과 싸워라
"증시 격언 중에 투자자들이 이코노미스트를 찾기 시작하면 약세장이란 말이 있다. 그런데 최근 보면 기관 투자가들이 부쩍 이코노미스트들을 많이 찾고 있다. 하반기 세계 경기와 국내 경기에 대한 불안이 그만큼 높은 것 같다. 강세장일 때는 경제에 대해 관심도 없고 이코노미스트들도 뒷전인데 지금은 이코노미스트들이 한창 바쁘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팀장이 한 말이다. 시장은 재미없고 경기 전망은 불확실하다 보니 이코노미스트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한 말이다. 확실하게 매매에 나서기가 어려우니 경기 전망이나 들으며 향후나 도모해보자는 심사일 수도 있다. 어쨌든 기대할게 없다는 기관 투자자들의 심정을 반영하는 현상이다.
옵션만기일인 8일 증시는 프로그램 매물 압박으로 낙폭을 늘리는 모습이다. 프로그램 매물이 정체되면 낙폭이 축소되다가 늘어나면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 지수 변동폭은 750에서 757수준.
개인이 1244억원 순매수를 보이고 있지만 매물로 나온 것을 저가로 안고 가는 수준이라 증시 방어에 크게 도움은 되지 않고 있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매도차익잔고가 매수차익잔고보다 3800억원 가량 더 많은 수준이라 막판 프로그램 매수를 기대한 단타 매수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관이 프로그램 중심으로 708억원 매도 우위.
외국인이 현선물시장에서 모두 매도 우위다. 특히 선물을 7000계약 이상 순매도하며 베이시스를 악화시켜 프로그램 매물을 유도하는 양상이다. 외국인들이 현선물을 동시에 순매도하고 특히 현물에서 전기전자(IT)를 중심으로 팔아치우고 있다는 것은 중기적인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쉽게 밑으로 내려가지도 않고 있다.
이에대해 한 선물옵션 투자자는 "지금은 아래로도 힘들고 위로는 더 어렵다"며 "아래쪽이 확률이 더 크긴 하지만 주식을 쥐고 있는 외국인들이 팔지 않고 있는데다 떨어질만하면 저가 매수가 들어와 지수가 방어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늘까지 4일째 일봉이 양봉을 그리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저가 매수세가 대기하고 있다는 의미라는 지적이다.
이 투자자는 "지수가 그냥 쭉 빠지기는 어렵다고 보기 때문에 단기 타이밍 상으로는 저가 매수 입장에서 선물을 매매하고 있다"며 "그러나 하락 추세 중에서 잠시 옆으로 기면서 반등이 나오는 국면이기 때문에 아직 저점은 안 나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본 흐름은 하방이라는 것이다.
장득수 태광투신 상무는 "시장에 펀더멘털로 접근할만한 재료가 없어 시장 자체적인 요인이 약해지면서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여름내 이러한 재미없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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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상무는 "올상반기에는 내수 부진으로 인한 종합주가지수는 600, 수출 강세로 인한 종합주가지수는 1000이라고 봐서 평균 지수를 800으로 잡았는데 내수는 더 약화되고 수출도 둔화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 평균 예상 지수는 더 낮춰야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금 상황은 너무 불확실하기 때문에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기웅 산은자산 상무는 "시장이 불확실할 때는 시장과 싸우지 말고 시간과 싸워야 한다"며 장기전에 대비하라고 권고했다.
이 상무는 "지금 장은 박스권내에서 등락이 워낙 심해 짧게 가져가면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며 "인내할 수 있는 손실의 범위를 점검하고 길게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관 투자자들은 수탁고가 줄어 마음이 급해지는 반면 외국인은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매도하지 않고 있다"며 외국인이 오히려 느긋해 보여 장기적으로 유리해보인다는 의견을 시사했다.
이 상무는 "이렇게 지리한 횡보장세에서는 단타 매매자들의 경우 지겨워서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조금 오르면 올랐다고 팔고 떨어지면 조급해져서 또 팔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럴 때일수록 시장에 민감한 투자자가 손해라는 것이다.
4월말 조금 파는 듯했던 외국인들은 5월 중순 이후론 거의 중립이다. 크게 사지도 않지만 크게 팔지도 않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 이미 장기전에 돌입한 듯한 모습이다. 물론 선물시장에 이날 대규모 순매도로 대응하고 있지만 하루만의 매매로 흐름을 추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외국인들의 IT주 집중 매도, 삼성전자 매도 등은 역시 중기적으로 흐름을 불안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로 보인다.
그러나 현물시장에서는 성급한 매도를 자제하고 있다는 점은 감안할만하다. 한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 헤드는 "외국인들은 지금 시장에 별로 겁먹지 않고 있다"며 "연초 매수 세력은 대부분 연기금이나 뮤추얼펀드로 장기 투자자기 때문에 크게 팔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