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견조하게 버티는 종목 많다

[오늘의포인트]견조하게 버티는 종목 많다

권성희 기자
2004.07.15 11:40

[오늘의포인트]견조하게 버티는 종목 많다

악재가 겹겹이 쌓이며 종합주가지수가 전저점을 위협하고 있다. 이미 종가 기준 전저점(5월18일의 728.98)은 하회하고 있다.

장중 기준 저점은 5월19일의 715.95. 인텔의 실망스러운 실적, 유가 급등, 다음날(16일)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앞두고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 하향 등이 증시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기술업종과 은행업종에 악재가 겹치며 지수 낙폭이 커지고 있다. 기술업종의 경우 경기 사이클이 어느 정도 꺾일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은행주의 경우 미국 GAAP(일반회계원칙) 적용시 밸류에이션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과 가계 및 중소기업 여신 문제가 주가를 끌어내리는 악재가 되고 있다.

그러나 지수 자체는 급락하며 전저점을 위협하고 있지만 증시 내부를 들여다보면 의외로 견조한 흐름이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이채원 동원증권 자산운용실 상무는 "기술주, 미국 관련주 등은 많이 떨어지고 있지만 중국 관련주와 배당주들은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종합주가지수가 급락해서 그렇지 버티고 있는 종목들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시장이 전면적으로 붕괴되거나 무차별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종목별로 차별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상무는 "외국인 매매도 보면 순매도 규모가 크지 않아 한국 주식을 판다고 볼 수 없다"며 "삼성전자 등 기술주와 일부 은행주를 팔고 현대차나 포스코 등 중국 관련주를 사면서 포트폴리오는 교체하는 수준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는 종목들을 보면 개별 악재를 가지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접속료와 요금 인하가 부담이 되고 있고 국민은행은 미국 GAAP 적용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아진다는 점과 소비자금융 비중이 커서 내수 부진으로 인한 리스크가 크다는 점이 악재다.

실제로 한국전력이나 대한가스, 극동가스 등 가스주와 같은 배당주들은 최근 종합주가지수 대비 상당한 초과 수익을 내고 있다. 또 미국에 상장돼 있어 미국 GAAP를 적용해 실적을 보고해야 하는 국민은행과 신한지주의 경우 최근 외국인들이 많이 팔았지만 하나은행은 오히려 매수하면서 주가 흐름이 상대적으로 좋았다. 한 업종내에서도 개별 재료에 따라 주가 흐름은 다른 모양을 보이고 있다는 증거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 기술주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는 의견이 많다. 동원증권 이 상무는 "기술주의 경우 밸류에이션은 싸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나빠질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불안한 마음에 매도가 나오고 있고 대기 매수자는 3분기 지나서 '사자'는 심리를 가지고 있어 수급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준희 동원증권 주식운용팀장도 "심리가 워낙 안 좋은데다 펀더멘털도 이런 분위기라면 피크(정점)를 쳤다고 인정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나빠질 것이란 사실을 공감하고 있는 가운데 얼마나 나빠질 것인가를 가늠하는 과정이므로 주가가 오르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술주의 경우엔 실적이 돌아서 저점을 확인했다는 신호가 나와야 안정적인 매수세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실적이 고점을 치고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므로 감소폭이 어느 정도인지 불확실해 매수에 나서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최근 외국인들과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고 베타(변동성이 큰 종목)에서 저 베타로, 경기 민감주에서 경기 둔감주로, 실적 모멘텀이 떨어지는 종목에서 실적이 좋아지는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주목해야할 점은 기관 투자자들 가운데 현 상황에서도 꾸준히, 조금씩 주식을 사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팀장은 "종합주가지수 700 초반에서는 비관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술주에 대해서도 "IT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가격이 떨어지면 수요가 늘어난다"며 "다만 가격이 얼마나 하락할지, 수요 반등은 언제 나타날지 불확실하다는 점이 장애일 뿐 펀더멘털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증권사 주식 운용 담당자는 "회계연도로 따지면 올 4월, 종합주가지수 880에서 운용을 시작한 셈인데 어제까지 손익분기점은 지키고 있었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기술주를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지수가 800에서 700 초중반으로 떨어진 지금까지 손익분기점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개별 종목별로 오른 종목도 적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지금 상황에서도 꾸준히, 조금씩 종목별로 매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투신사 주식운용팀장 역시 "내가 운용하는 펀드는 자산배분을 적극적으로 늘렸다, 줄였다 하지 않는 포트폴리오 펀드기 때문에 주식 비중은 크게 줄이지 않는 가운데 종목별 매매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어떤 종목이 저평가돼서 가치가 높은지 찾아내 매수를 계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