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이제 막 어두워졌을 뿐

[오늘의 포인트]이제 막 어두워졌을 뿐

권성희 기자
2004.07.20 12:07

[오늘의 포인트]이제 막 어두워졌을 뿐

호재가 없는 가운데 증시는 다시 아래쪽을 향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현물시장에서 3일째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지만 선물에서 공격적인 순매도로 돌변, 프로그램 매도를 유발하며 지수를 떨어뜨리고 있다.

미국 증시의 약세, 지속적인 국제 유가의 40달러 상회, LCD 업종에 대한 메릴린치의 투자의견 하회, 전기전자(IT) 업종에 대한 전망 불확실성 등이 증시를 내리 누르고 있다. 가격 메리트 외에는 장점을 찾을 수가 없다.

그나마 전날(19일) 증시가 올랐던 것은 외국인이 현선물 모두 순매수 대응한데다 프로그램 매수가 뒷받침해줬기 때문이다. 이날(20일)은 아시아 주요 증시가 모두 떨어지는 가운데 일본이 낙폭이 가장 크고 한국이 뒤를 잇고 있다. 일본 증시 급락은 IT 경기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는 그러나 730부근에서의 하방경직성 또한 확인하고 있는 흐름이다. 뚜렷한 호재가 없어도 730에서는 방어되는 모습인데 외국인 외에는 나올 매물이 별로 없다는 점 때문이다. 프로그램 매도가 며칠에 한 번씩 지수를 떨어뜨리지만 매도차익잔고가 9700억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마냥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최근 증시는 5일선과 20일선 사이에서 제한적인 등락만을 반복하고 있다. 상승 여력이나 하락 리스크나 공히 제한적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지수를 가늠하는 방법으로 IT업종과 금융업종을 보라고 말했다. 오 연구위원에 따르면 4월23일 종합지수가 고점을 친 이후 전업종 가운데 IT업종과 금융업종만이 종합주가지수 대비 부진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 IT업종은 종합지수 대비 10%가량, 금융업종은 4.3%가량 언더퍼폼(Underperform)했다. 다른 업종은 절대 수익률에서는 마이너스를 기록했을지언정 종합지수보다는 초과 수익을 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오 연구위원은 "IT업종과 금융업종만 하방경직성을 확보한다면 증시는 훨씬 더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IT업종과 금융업종이 4월23일 이후 종합주가지수와 같은 비율로 하락하기만 했다면 현재 종합주가지수 수준은 740이 아니라 790일 것이라고 오 연구위원은 밝혔다. 실제로 4월23일 이후 종합지수는 185포인트가 하락했는데 IT가 100포인트, 금융이 40포인트 떨어뜨려 종합지수 185포인트 낙폭 가운데 두 업종이 140포인트,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IT와 금융업종에 있어서 실적 전망치 하향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 따라서 바닥을 확신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14년간 주식투자를 해온 한 투자자는 "지난 한해 50% 정도 수익률을 올린 후 올 봄에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고 말했다. "주위에 소위 큰손들이 몇 명 있는데 이들 자금이 숨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돈의 후각이 가장 민감하고 빠른데 지금 돈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은 지금은 쉴 때라는 증거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어디에도 투자하지 않고 현금으로 가지고 있겠다고 이 투자자는 밝혔다.

어두우면 새벽이 멀지 않았다고 하지만 지금은 새벽이 가까운 가장 어두울 때가 아니라 막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이 어둠이 언제 걷히고 세상이 밝아올지 확신하기 어려울 때다. 따라서 언제 올지 모를 새벽을 기다리며 서둘러 준비하기보다는 잠시 가만히 쉬는 것이 상책이라고 이 투자자는 말했다.

삼성증권의 오 연구위원은 "매매를 하려면 소재업종 가운데 이미 많이 오른 포스코 같은 선발종목이 아니라 후발종목, 그리고 중소형주 중심으로 하는 것이 단기 차익면에서 유리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 연구위원은 "최근 중소형주가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내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 자체가 지수나 시장에 대해 기대치를 낮추고 있기 때문"이라며 "IT와 금융업종이 안정될 때까지 지수 플레이는 피하고 개별 종목별로 선별 투자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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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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