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태백산맥을 읽고 있다"

[오늘의 포인트]"태백산맥을 읽고 있다"

권성희 기자
2004.07.21 11:32

[오늘의 포인트]"태백산맥을 읽고 있다"

단기적이나마 반등을 노린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외국인 뿐만이 아니라 국내 기관들도 많지는 않지만 조금 주식을 사고 있다. 물론 지속적인 상승세를 확신한 매수는 아니다. 다만 조만간 베어마켓 랠리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이 21일까지 현물시장에서 4일 연속 순매수하고 있는데다 매도차익거래잔고가 1조원을 넘어서 프로그램 매도 압박은 거의 없다. 전날 프로그램 매도 때문에 급락하긴 했으나 이렇게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 다음날엔 거의 프로그램 매도가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이다.

최근 증시가 아래쪽으로 쭉 빠지지 못하고 730에서 걸리면서 750대를 중심으로한 등락을 계속하고 있는 것도 증시를 끌어내릴 매물이 없어서다. 펀더멘털상 호재나 모멘텀이 없다고 하더라도 추가로 하락할만한 힘도 없다. 이 점이 현재 증시의 변동성과 리스크를 크게 줄이고 있다.

5~6월 주식 비중을 대폭 줄여놓았던 차광조 메리츠투자자문 운용이사는 최근 주식을 좀 사고 있다고 말했다. 차 이사는 "이번에 좀 큰 반등이 있을 것 같아 지난주부터 주식을 좀 사고 있다"며 "논리적으로 왜 오를 것으로 기대하느냐고 묻는다면 설명할 말은 궁색하지만 프로그램 매도 압력이 거의 없고 외국인도 최근 현물을 사고 있어 수급만으로도 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조만간 베어마켓 랠리 기대

이날 오전 종합주가지수는 2% 이상 급등하며 7월2일 수준으로 올라섰다. 7월들어 종합주가지수는 730~760 사이의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만 거듭했다. 차 이사는 "이 때문에 현재 시장에서는 반등이 나와도 760이 한계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나는 좀더 갈 것으로 본다"며 "800을 터치(Touch)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매수가 장기적 관점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단기 반등을 노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로 사는 종목은 많이 떨어졌으나 덜 오른 종목들이다.

또다른 투신사 주식운용팀장은 "펀더멘털상으로 변한 것은 없지만 기간조정은 상당히 이뤄진 것 같다"며 "720~730 부근에서 저점을 확인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또 "주도적인 매수 세력이 없으면 상승은 제한적이겠지만 (반등이든 상승세 회복이든) 지금 사면 1~2달을 내다봐도 더 높은 가격에서 팔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750 밑에서는 팔만한 매물이 별로 없다는 지적. 하방경직성을 담보했지만 다만 사줄 사람이 없어 주가가 못 오르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 매수나 기관들의 소폭 매수 동참 등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 위 쪽으로 여력이 있지 않느냐는 기대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 팀장은 "하반기 업황 악화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는 어느 정도 가격에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라면 현물을 들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매매를 하지 않고 있어 거래량이 극히 부진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증시가 선물 영향을 크게 받고 있기 때문에 주식 보유자는 거의 매매를 하지 않고 주식을 팔아치웠던 투자자들이 좀 사볼까 기웃거리는 정도라는 것이다.

역사 공부를 하자

경제에 대한 위기 의식이 높아가고 있지만 의외로 증시는 잘 버티고 있다. 어쩌면 지금까지 나온 악재들은 거의 반영됐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최홍 랜드마크투신 사장은 최근의 경제위기론, 한국 경제가 곧 몰락할 것 같은 비관론의 팽배 등과 관련해 냉정히 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증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최 사장은 "최근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 한국 근대 역사소설을 읽고 있다"며 "지금 나오고 있는 경제위기론이 어쩌면 해방 전후 좌우익으로 대변되는 갈등의 연장구도 속에서 불거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해방 전후의 문제점들이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은채 지금까지 이어져왔기 때문에 과거의 문제들이 계속 새로운 형태로 리바이벌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역사의 연속선상에서 현재의 국면을 어떻게 파악해야 하는가 고민하는 중에 역사소설을 읽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주가가 아무리 싸다 해도 미래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주식을 안 하는게 정답이다. 최 사장은 과연 그런가, 나쁘다면 어느 정도나 나쁜가를 가늠하기 위해 한국 역사 속에서 현재의 위기 정도를 파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근 베스트셀러들은 땅으로 돈 벌어라, 악착같이 쓰지 말고 돈 벌어라 등 돈 버는 방법에 대한 실용서들이 휩쓸고 있다. 그러나 큰 기회는 실용서들에서 나오지 않는다. 큰 기회를 잡는 사람은 큰 흐름을 남들보다 빠르게 파악해 대처하는 사람들이다. 큰 흐름을 파악하는 비결이 실용서에 있지는 않다.

시간(역사)이라는 수직적 관계와 공간(세계)이라는 수평적 관계를 파악해 지금 우리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판단한다면 지금 과연 싸다고 하는 주식을 사도 되는지, 아니면 더 싸질 것이기 때문에 사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가 좀더 큰 그림 속에서 그려질 것이다. 무더운 여름, 주식을 하기 위해 역사 공부(한국 근현대사 뿐만 아니라 전세계 증시 버블의 역사 등등)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