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1개=대출1억' 러브호텔 불패신화 깨졌다
경기에 가장 민감한 곳이 숙박업 소위 `러브호텔'입니다. 러브호텔의 영업현황은 수건 말리는 횟수로 알 수 있는데 2년전만해도 하루에 2~3번 수건을 말렸으나 지금은 수건을 한번 말리면 며칠 쓰는 곳이 많습니다" (시중은행 소호대출 담당자) "양평 러브호텔의 전성시대도 끝난 것 같습니다. 최근 매출이 외환위기때 보다 못한 곳이 많으며, 심한 곳은 외환위기 때의 절반밖에 안됩니다. 사랑도 돈과 여유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시중은행 양평지점장) "성매매 특별법 시행후 강남의 러브호텔도 어렵습니다. 팔고 싶어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테헤란로의 한 러브호텔 주인)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러브호텔 불패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가장 안전한 현금장사로 통했던 러브호텔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목 좋은 곳에 건물만 잘 지으면 1~2년안에 투자금액을 뽑을 수 있다던 것도 이젠 옛말. 대출이자도 못내는 곳이 수두룩하다. 이 때문에 러브호텔에 돈을 빌려준 은행들도 비상이 걸렸다. 숙박업을 여신특별관리업종으로 분류하고 사후관리에 본격 나서고 있다.
지난 98년 숙박업이 여신금지업종에서 풀리면서 은행들이 9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동안 숙박업에 빌려준 돈은 무려 10조원. 한국은행과 은행권에 따르면 숙박.음식업에 대한 대출은 지난 98년말 1조9227억원에서 작년말 14조9051억원으로 12조9824억원 늘었다. 대출증가분중 70~80%는 숙박업, 속칭 `러브호텔'이 차지한다. 숙박업에 대한 대출금이 99년부터 5년동안 매년 2조원씩 증가한 셈이다.
대표적 음지산업인 러브호텔의 번창과 몰락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사회와 경제상황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가정이 무너지고 성에대한 사회적 잣대도 관대해되면서 수요가 급증했고, 공급측면에서는 부동산가격 급등과 월드컵을 전후한 관광산업 활성화, 은행의 소호대출 강화로 전국 방방곡곡에 러브호텔이 생겨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2001년과 2002년 경기가 좋을 때 러브호텔은 객실 회전율이 하루 평균 2~3회에 이르는 등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간주됐다"며 "은행들이 너도나도 대출에 나서면서 담보인정비율이 이전의 60%에서 최대 80~90%까지 높아졌고, 심지어 러브호텔 방 하나에 1억원을 평가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30억원짜리 러브호텔을 지을 때 6억원 정도만 투자하고 나머지 24억원은 은행으로부터 빌릴 수 있었다.
<? include "http://www.moneytoday.co.kr/notice/click_money.html"; ?>그러나 지난해부터 내수경기가 침체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먹고살기가 어려워지면서 러브호텔을 찾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줄었다. 게다가 펜션과 찜질방 등 `대체제'까지 등장하고 성매매특별법까지 시행되면서 엎친데 덮친 격이 되고 말았다. 돈있는 사람들은 펜션이나 무인 자동시스템이 갖춰진 고급 러브호텔을 선호하고, 돈이 없는 사람들은 찜질방과 대학가 주변의 DVD방 등 값싼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처럼 영업이 안되다 보니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고, 법원경매의 경락율도 급격 하락하고 있다. 지난 5월말 기준 러브호텔 대출 연체율은 소호대출 평균 연체율(3.3%)보다 1.5배 높은 5%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또 숙박시설의 올 1월~8월 전국 평균 경락율은 56%로 아파트 경락율의 79%에 비해 크게 낮다. 금융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돈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러브호텔등 숙박업에 매년 2조원씩 대출해주고, 경기가 침체되자 이번에는 여신 특별관리에 나선 것을 어떻게 봐야 할 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