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고유가·지표부진..다우 9900 붕괴
[상보] 1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간 고용 동향이 예상보다 악화된데다 무역수지 적자도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경제 지표가 전문가 예상보다 부진했다. 여기에 씨티그룹과 제너럴 모터스(GM) 등 주요 기업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등 증시를 둘러싼 여건이 불리했다.
악조건을 딛고 장 초반 주요 지수는 강보합으로 돌아서는 등 반전에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주 미국 정제유 재고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냈다.
또 마감을 앞두고 엘리어트 스피처 뉴욕 법무장관이 마쉬앤맥레넌과 AIG그룹의 경영진 두명을 기소했다는 소식이 관련 종목에 악재로 작용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107.88포인트, 1.08% 하락한 9894.45를 기록, 지난 8월13일 9825.35를 기록한 이후 1개월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0.38포인트, 0.93% 하락한 1103.27을 기록했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7.51포인트, 0.91% 내린 1903.02를 나타냈다.
개장 전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씨티그룹은 전문가 예상을 상회하는 순이익을 달성했지만 매출액이 기대에 못 미쳤다.
세계 최대의 금융기관인 씨티그룹은 3분기 실적을 53억1000만달러, 주당 1.02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증가한 것이며, 블룸버그통신 애널리스트 평균 전망치인 주당 99센트를 상회하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매출액은 205억달러로 전문가 예상치인 214억달러를 밑돌았다. 씨티그룹은 전날보다 1% 가까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제너럴 모터스(GM)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GM은 3분기 4억4000만달러, 주당 78센트의 순이익을 달성해 전문가 예상치인 주당 96센트를 크게 하회했다. 반면 매출액은 449억달러로 전망치인 361억달러를 상회했지만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GM은 2004 회계연도의 순이익 전망치를 당초 주당 7.0달러에서 주당 6~6.5달러로 낮춰 잡았다. 이 소식에 매도세가 유입, GM은 전날보다 6% 이상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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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3분기 37억6000만달러, 주당 91센트의 순이익을 달성해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주당 90센트를 소폭 상회했다. 실적 개선 소식에도 BOA 주가는 전날보다 2% 가까이 떨어졌다.
기술주 가운데 샌디스크가 3분기 주당 29센트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문가 예상치인 34센트를 하회했고, 매출액도 예상치인 4억5620만달러에 못 미치는 4억800만달러에 그쳤다. 샌디스크는 전날보다 27% 수직하강했다.
이밖에 엘리어트 스피처 뉴욕 법무장관이 보험 중계회사인 마쉬앤맥레넌과 AIG그룹의 경영진 두명을 기소했다는 소식이 관련 종목에 악재로 작용했다.
스피처는 세계 최대의 보험 중계회사인 마쉬앤맥레넌이 고객을 특정 보험사로 안내하면서 커미션을 받아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AIG의 두 경영진 역시 커미션과 관련해 유죄를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마쉬앤맥레넌이 전날보다 25% 급락했고 AIG도 10% 이상 떨어졌다.
스피처는 이밖에도 뮌헨 아메리칸과 하트포드 파이낸셜 그룹, 처브 등을 커미션 관련 혐의로 기소했다.
경제 지표도 증시 낙폭을 확대하는데 일조했다. 8월 무역수지 적자가 540억달러로 사상 2번째 규모를 기록했고,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35만2000명으로 전주에 비해 1만5000명 급증하는 등 경제 지표도 부진했다.
국제 유가는 지난주 미국 정제유 재고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소식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는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날보다 2.07% 급등한 배럴당 54.76달러를 나타냈다. WTI는 이날 장중 배럴당 54.88달러까지 상승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주 정제유 재고가 250만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100만배럴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난방유 재고도 120만배럴 감소했다.
에너지 애널리스트인 릭 뮬러는 "정제유 재고 감소가 투자자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며 "미국의 원유 재고가 늘어나지 않고 있고, 유럽 지역의 수급은 더 빠듯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델텍 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인 피터 쿨리지는 "미국 경제가 회복되는 단계에서 이른바 '소프트 패치(취약한 부분)'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국제 유가 상승이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증시 관계자는 "미국 증시는 여전히 고유가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이며, 기업 실적도 증시에 호재와 악재를 동시에 던져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 증시도 고유가에 일제히 하락했다. 프랑스의 CAC40 지수가 전날보다 29.37포인트, 0.80% 하락한 3664.95를 기록했고, 독일 DAX30 지수도 35.57포인트, 0.89 내린 3940.46을 나타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전날보다 5.40포인트, 0.12% 하락한 4629.40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