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지 않으면 '마이킹'도 못써요"

"예쁘지 않으면 '마이킹'도 못써요"

반준환 기자
2004.10.25 08:09

"예쁘지 않으면 '마이킹'도 못써요"

"요새 아가씨들은 얼굴이 예쁘지 않으면 마이킹도 못써요. 외모가 받쳐주더라도 지각이 잦거나 빚이 많으면 업소에서 추가로 돈을 빌리기란 거의 불가능하죠”

 

`마이킹'은 속칭 아가씨라 불리는 유흥업 종사 여성들이 업소에서 받는 선불금을 뜻하는 은어다. 일부는 마이킹을 쓰지 않지만 대부분 여성들은 사회생활에서 생긴 빚을 갚거나 급전을 마련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이킹과는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아가씨뿐 아니라 영업부장, 웨이터 등 대부분의 종사자들도 마이킹을 이용하고 있다. 사채성격을 띈 자금이라 이자율은 천차만별이나 대개 주급이나 월급의 일부를 상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마이킹도 연체급증=마이킹은 유흥업에 첫 발을 내딛는 사람들과 업소를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체로 통상 1000만~3000만원 가량은 쉽게 융통된다. 대출자산인 동시에 영업 활성화 정도를 가늠할 수 있어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세무조사 보다 마이킹 장부가 더 정확하다"는 농담도 오고간다.

 

하지만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로는 마이킹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크게 까다로와 졌다. 집중단속으로 수입이 줄어 제때 상환하는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연체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영업부장이나 마담들이 보증을 서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벌이가 시원찮은 아가씨들이 야반도주하는 경우가 많아 이마저 어려워졌다. 사정을 꿰뚫고 있는 업소측도 돈을 풀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한 단란주점 관계자는 “인기가 많은 아가씨나 뛰어난 영업부장 등 A급이 아니면 마이킹 받기가 어려워졌다”며 “1억원대의 마이킹을 지고 있는 북창동의 한 영업부장은 견디다 못해 호주로 도주, 현지 유흥업소에서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일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릴 정도”라고 말했다.

 

◇인력이동, 구조조정 시작=업황이 급속 냉각되자 유흥업소들의 구조조정과 함께 인력이동도 본격화되고 있다. 역삼동의 한 대형 단란주점은 빚이 많거나 근무태도가 좋지 못한 아가씨들을 중심으로 마이킹을 회수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등 물밑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이 업소 관계자는 "절반 가량을 정리할 계획으로 지명도가 낮거나 인기가 없는 아가씨들이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마이킹을 갚기 위해 지방이나 심지어 해외로 출장가거나 안마시술소 등으로 옮기는 여성들도 상당하다”며 “돈이 급한 아가씨들의 경우 오피스텔같은 데서 음성적으로 매춘행위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 북창동에서 강남으로 옮겼다는 한 영업부장은 "상황이 악화되자 영업력이 뛰어난 직원들은 되레 영입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저축銀, 대금업체 피해없나=자금여력이 모자란 유흥업소의 경우 상호저축은행이나 대금업체 등에서 대출을 받아 마이킹 자금을 조달하는 곳도 상당해 피해가 우려된다. 저축은행의 경우 보통 담보를 잡고 대출을 해주지만 담보인정 비율을 높게 잡는 경우가 많다.

 

<? include "http://www.moneytoday.co.kr/notice/click_money.html";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집창촌 등 유흥업소에 180억원 가량의 대출잔고가 있으며 80억원은 무담보 신용대출로 지급됐다”며 "대부분이 담보대출로 나갔지만 연체가 늘어나고 있어 고민이다"고 말했다.

 

대출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 모씨는 "사채업자들의 경우 룸싸롱 여성들을 대상으로 2억~3억원가량 일수형태의 마이킹을 하기도 하는데, 성매매특별법으로 자금회수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일수대출 이자율이 연 150~180% 가량으로 크게 높은데다 연체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에 보통은 연체가 거의 없는데 요새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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