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행정수도 위헌결정' 한달, 부동산시장은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한 헌재의 위헌 판결 이후 부동산시장은 지역별로 차별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충청권 부동산시장은 위축되는 반면 수도권은 반사이익으로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
그러나 위헌 판결후 1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은 특별히 달라진 게 없다. 헌재 판결 직후 얼어붙었던 충청권 토지시장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참여정부의 국정 아젠다인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본질이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헌재 판결이 신행정수도 추진의 본질인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과 컨센서스를 모으는 계기로 작용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부동산 경기의 침체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우선 부동산경기의 순환주기를 고려할 때 대순환 및 소순환의 하강국면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주택시장의 수급구조가 외환위기 이후 일시적인 입주물량 부족 국면에서 빈집이 증가하는 공급과잉 상태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주택의 공급과잉은 착공과 완공의 시차를 고려할 때 향후 2~3년간 지속되면서 부동산경기 하강의 핵심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참여정부 투기억제 정책의 효과도 본격화될 것이다.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은 시장 주도권을 투기적 수요에서 실수요로 바꾸는데 있다. 내년부터 부동산거래 전산망이 구축돼 가동되면 보유현황과 함께 거래현황이 실시간으로 파악되고 모든 과세가 실거래가 기준으로 이뤄지게되므로 주택을 투자수단으로 여기는 가수요자가 시장을 주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막대한 임대주택 공급, 추가 신도시 건설 등 공급확대책의 효과도 과소평가할 수 없다. 더구나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수도권이라는 좁은 공간에 인구가 집중되면서 촉발되어 온 주기적인 부동산경기 과열현상도 근본적으로 제거될 것이다.
우리 경제의 장기 부진 및 향후 불투명성 또한 부동산에 대한 구매심리를 위축시켜 부동산경기 침체를 심화시키는 근본 요인이 되고 있다. 부동산 수요가 거시경제의 파생 수요라는 점을 고려할 때 소득증가가 뒷받침되지 않는 부동산 경기는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독자들의 PICK!
최근 경기 위축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10ㆍ29대책 가운데 일부 조치를 보완하거나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도 지난 8월 투기지역을 일부 해제한데 이어 이달초에는 주택거래신고지역과 투기과열지구도 부분적으로 완화했다.
하지만 부동산가격 안정은 참여정부 정책의 최우선 순위이기 때문에 시중의 투기적인 유동성이 다시 유입되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의 의견도 아직은 시장안정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는데 있다. 부동산가격이 급등하면 한정된 자본이 비생산적인 부문으로 과도하게 유입될 뿐만 아니라 분배구조를 악화시키고 사회 분위기 및 가치관이 한탕주의로 흘러 건전한 근로의욕이 저하되는 등 부작용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의 정책 담당자들도 보유세 강화, 공급 확대, 수도권 집중 억제 등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높일 수 있는 인프라 정책은 확고하게 추진해 차제에 학습효과를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는 견해를 견지하고 있다.
결국 주택거래신고제 등 일시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기 위해 도입했던 응급조치들이 부분적으로 완화됐지만 이는 최소한의 시장기능을 작동시키는 조치일 뿐 하강국면의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는 신호탄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