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정부·기업 '2인3각 경주' 절실

[기고]정부·기업 '2인3각 경주' 절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2004.11.24 11:42

[기고]정부·기업 '2인3각 경주' 절실

경기부진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5.4%를 기록했던 경제성장률이 3/4분기에는 4.6%로 하락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감안할 때에 올해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기부진은 기업들의 실적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12월 결산 상장기업의 3/4분기 매출이 2.4분기에 비해 1.4%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5.6%, 2.8% 줄었다. 내수부진이 계속되고 고유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환경마저 악화되면서 실적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긴축정책, 미국경기 둔화 등으로 세계경기가 위축되면서 수출여건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원화환율이 급락하면서 수출기업의 채산성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높은 수준의 원자재 가격이 유지되면서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계속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내수환경, 수출환경, 금융환경 모두 기업에 우호적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래 준비를 위한 기업활동은 지속되어야

경기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경영활동이 보수화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영활동의 보수화가 경영활동의 축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위기일수록 기회를 발굴하려는 적극적인 경영활동이 요구되는 것이다. 불황이라고 지나치게 보수적 경영으로 일관하는 것은 현재를 위해 미래를 희생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내수부진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인 해외시장개척 활동이 요구된다. 다만 특정 해외시장의 여건 변화가 기업과 우리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미국이나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서 탈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유망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시장개척을 통해 해외시장을 다변화하여야 할 것이다.

성장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철저한 사업타당성 분석을 바탕으로 필요한 분야에서는 과감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성장가능성이 있고 핵심역량을 갖추고 있는 유망 승부사업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여야 할 것이다.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야 한다.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무수익 자산을 처분하고 사업영역의 합리적 조정과 생산공정 개선 등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또한 종업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생산성 혁신에 대한 인식이 조직문화로 스며들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위험관리를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위험관리를 통해 환율이나 원자재 가격의 급등락에 따르는 위험을 최소화하고 현금흐름의 안정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기업의 경영자는 위험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수익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투자라는 개념으로 접근하여야 할 것이다.

경영환경 개선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어야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자발적 노력 못지않게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시의적절한 정책수립과 집행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내수회복을 위한 경기활성화 대책에 정책의 초점이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 내수부진이 가계부채, 소득 양극화, 비관적 경기전망 등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고 있어 통화정책보다는 재정확대의 효과가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사회간접자본 투자, 소비활성화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빈곤층에 대한 지원 강화 등을 통한 재정확대를 적극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환율정책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점진적인 장기적 환율하락은 용인하면서 단기적인 미세조정을 통해 기업들이 급격한 환율변동 위험을 회피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기업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거시적인 경제정책과 함께 미시적인 정책도 필요하다. 저수익자산의 매각이나 폐기, 신규투자, 연구개발 등 구조조정이나 미래의 성장잠재력 확충에 필요한 기업활동에 대한 세제 및 금융상의 지원을 통해 구조조정과 투자를 촉진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각종 규제는 완화 또는 폐지되어야 할 것이다. 현실에 대한 진단이 내려졌으면 문제점의 치유에 전력하여야 할 것이다. 내수나 수출환경이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책환경이라도 개선된다면 기업이 체감하는 경영환경은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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