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환율변동 '위기는 기회'

[시평]환율변동 '위기는 기회'

윤창현 명지대 무역학부 교수
2004.12.0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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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환율변동 '위기는 기회'

1973년 제 1차 오일 쇼크가 발생한 후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한국경제는 암담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때 숨통을 틔워준 것이 바로 오일 달러였다. 페트로 달러로도 불리는 이 자본은 바로 오일 쇼크 이후 중동 산유국으로 흘러들어간 돈이었다.

배럴당 약 3달러 정도 하던 석유가 12달러가 되면서 대박이 터진 것은 산유국들이었고 이들은 넘치는 돈을 주체 못해서 각종 사회간접자본 시설공사를 발주하기 시작했고 우리의 건설업체들이 이 공사를 따내면서 우리 경제는 호황을 맞기 시작했다. 급기야 부동산 투기가 번지기까지 했지만 예상치 않았던 부분에서 구원의 손길이 다가왔다는 면에서 꽤 운도 좋았던 것을 부인할 길 없다.

1985년 9월 22일 미영불독일의 5개국 재무장관들은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서 환율정책공조를 다짐하면서 소위 플라자 합의를 도출해 냈다. 이로 인해 달러당 250엔에서 130엔까지 엔 가치는 수직상승하였다.

레이건 정부의 감세정책과 군비확장 정책이 재정적자를 불러일으키면서 달러강세로 연결되고 이로 인한 경상적자까지 발생하면서 소위 쌍둥이 적자가 발생한 게 그 원인이 된 것이다.

기축통화인 달러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통해 전세계로 풀려나가면서 달러의 공급이 확대되고 이렇게 풀린 달러에 대해 미국 국채를 사들이도록 유도하여 달러를 미국 내로 환류시키는 시스템이 작동하기는 했지만 지속되는 적자를 계속 유지하기에는 부담이 되었다. 결국 달러가치를 화끈하게(?) 절하시키는 조정을 감행함으로써 모순을 일시에 해결하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혼란기에 우리 경제는 엄청난 반사이익을 누리게 되었다. 엔화의 초강세로 충격을 받은 일본기업을 제치고 반도체 자동차 등 전통적으로 일본기업이 강세를 보이던 부문을 공략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결국 1986년 우리 경제에 경사가 터졌다. 건국 이래 최초로 약 30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최근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우리 경제에 주름살을 드리우고 있다. 다시 심각해지는 미국의 쌍둥이 적자로 인해 달러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면서 달러가치의 조정이 일어나고 있다. 더구나 문제인 것은 작년부터 달러화 하락의 조짐이 보였는데도 우리 정부가 1140원정도를 마지노선으로 정해놓고 지속적 개입을 하였다는 것이다. 정부는 수출독려를 위해 엔화와의 전통적 10대 1비율을 깨는 소위 디커플링을 감행하면서까지 강력한 방어를 계속했다.

그래서인지 2003년도에 유로는 약 20%, 엔화는 약 10%정도 절상되었는데도 원화는 거의 절상되지 못했고 결국 과도한 개입비용이 발생하면서 정부가 일시에 손을 놓아버리고 원화절상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다. 수출기업들은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어디까지 하락할지를 점치기조차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원화가 조정된 결과 이제 엔화 대 원화의 비율이 다시 10 대 1 정도로 수렴하고 있다. 장기 평균으로 돌아간 셈이다.

결국 이제 향후 환율은 엔-달러가 결정할 것이다. 달러당 100엔이면 1000원, 달러당 90엔이면 900원이다. 만일 엔화, 위앤화, 원화가 충분히 조정되지 않았다거나 환율로는 불균형을 시정하기 힘들다고 느끼면 미국은 수량조정 곧 통상압력강화를 통한 대미흑자의 직접적 축소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우리 스스로 미리 미국에서의 수입물량을 늘이는 등 이에 대한 선제적 관리와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위기는 곧 기회를 의미한다는 말이 있다. 충분히 예견했던 상황이 닥친 만큼 이를 잘 이용하여 상황을 헤쳐 나가면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오일 쇼크도 플라자 합의도 우리에게는 결국 호재가 되었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환율 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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