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석유전쟁서 이기려면"
2004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연말이 되면 많은 언론사에서 '올해의 10대 뉴스' 등의 타이틀로 올해를 대표하는 키워드들을 보도한다.
올해 역시 많은 언론사에서 고유가, 이라크 전쟁, 부시대통령 등을 키워드로 꼽을 것 같다.
이라크 전쟁은 그 원인이 '이라크의 석유자원'이라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고, 이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한 고유가 사태는 자원빈국의 서러움을 곱씹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두 키워드 모두 에너지 자원확보와 연결된다.
'이라크 전쟁'과 '고유가'를 하나로 이어붙이면 '석유전쟁'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이제 '석유전쟁'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올해의 고유가는 이라크의 정정불안 등 지정학적인 요인, 러시아 유코스 사태, 투기자본의 유입, 달러화 약세 등의 문제 이외에 중국 등의 석유수요 증가로 인한 수급불균형의 구조적인 문제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유가에 다소의 거품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장기적으로는 유가의 상승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메이저 회사를 갖고있는 선진국들은 자주 개발 원유를 확보하여 에너지 안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동시에, 원유개발에 따른 이익을 향유하기 위한 자원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과 프랑스를 들 수 있다. 미국은 초대형 메이저 석유 회사의 에너지 개발을 통하여 오래 전부터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석유 개발에 소홀했던 프랑스도 거대 메이저로 성장한 토탈사 등을 통해 71%의 매우 높은 자주 개발율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자원보유 처지가 비슷한 일본은 그 동안 국가의 대대적인 지원 하에 종합상사 및 정유회사들을 내세워 에너지 자원 개발에 참여한 결과 자주개발 비율을 약 12% 수준까지 끌어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260억배럴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이란의 아자데간 유전 개발을 위해 이라크 파병 협상 카드를 이용해서 ILSA(이란-리비아 제재법)를 들어 위협하는 미국 정부를 설득해 이란 유전개발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국가적으로 미래의 석유 위기에 총체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독자들의 PICK!
반면 우리나라는 일일 2백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하는 세계 4위의 석유 순수입국이면서도 해외 에너지 자원 개발에 있어서는 국가적 지원체계를 갖추었음에도 그 규모에 있어서는 선진국에 비해 아직은 미약한 실정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적 오일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관련 법 개선과 꾸준한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우선 국내 최대 민간 해외 에너지원 개발기업인 SK㈜의 법적인 위상이 국내기업이 아닌 '외국기업'(외국인 지분율 50% 이상, 해외자원개발사업법)으로 분류되고 있어, 현재의 국내 석유개발관련 정책지원 선상에서 비껴나 있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조속한 법 개정을 통하여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또 금융·세제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정부에서는 이미 정책자금 융자 및 세제상의 혜택 등 지원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자주개발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막대한 자금소요와 리스크가 수반되는 자원개발사업에 여타 민간기업의 참여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관련예산을 대폭 확충해 적극적인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와함께 이미 확보된 자원의 판로 지원도 절실하다. 특히 가스의 경우에는 장기판매처가 우선 확보되어야 개발이 가능한데 해외에서 애써 확보한 자원이 판매처 확보 실패로 무산되어 버린다면 국가경제적으로 큰 손실이 될 것이다.
예멘 마리브 광구 내에서 발견된 대규모 천연가스를 개발하기 위한 예멘 LNG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로 우리나라로의 도입이 가능하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외에도 국가 차원에서 전문 기술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자원개발업계의 기술인력층은 여타 이공계 지원자 부족 현실보다도 열악한 상황인 바, 다른 나라에 비할 수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문교육기관의 자원개발 관련학과에 대한 병역특례등 적극적 지원을 통해 10년대계의 안목으로 기술인력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 이런 자원개발업계의 저변 확대를 통해 축적되는 기술력이 결국사업성공의 확률을 높일 것이고, 국가차원의 전략적 자원확보 달성도 앞당겨질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