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기업도시 성공의 조건

[시평]기업도시 성공의 조건

유한수 바른경제연구회장
2004.12.30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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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기업도시 성공의 조건

며칠 전 정부는 `기업도시 개발제도' 설명회를 가졌다. 기업도시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낙후된 지역에 기업이 투자를 할 경우 토지수용권을 주고 3년간 법인세가 전액 면제되는 등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정부 당국자는 전국 234개 시ㆍ군ㆍ구중 낙후도가 심한 68개 시ㆍ군ㆍ구에 우선권이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낙후된 지역에 가서 사업할 경우의 위험과 정부가 주는 인센티브를 비교해서 투자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낙후지역"으로 규정하고 있는 지역에 투자하자면 상당한 자금력이 필요하다. 삼성이나 LG정도의 기업이 아니라면 컨소시엄을 만들거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 문제는 유전이나 산림등 자원개발을 제외하고 이런 식으로 투자유치에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외국에서도 스웨덴, 일본등이 기업도시 건설에 성공했지만 대부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기업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지방도시에 연구개발이나 생산거점을 만든 것이다. 낙후지역에 무슨 인센티브를 바라고 달려간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예컨대 순천, 광양, 여수 등 3개 지자체가 공동으로 신청했다고 하는데 이들 지역은 물류, 교육 등에서 경쟁력이 높은 편이다. 이런 지역이라면 외국인투자 유치도 가능할 것이므로 이 지역이 기업도시로 성장한다면 그 파급효과는 전남권 인근지역에도 퍼지게 된다. 따라서 기업도시는 기업들이 투자하고 싶은 곳, 외국인 투자가 가능한 곳,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곳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반대로 정부가 개발하고 싶은 곳, 낙후도가 심해 삶의 질이 떨어지는 곳은 정부가 책임지고 개발해야 한다. 그런 지역에 인센티브를 좀 줄 터이니 기업들이 가서 개발하라고 한다면 일종의 책임회피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게다가 개발이익이 많아지면 특혜시비를 없애기 위해 개발이익의 100%까지 정부가 환수할 정치를 마련한다니 위험은 눈에 보이는데 이익은 최소화하라니 무얼 보고 투자할 것인가.

 

우리나라는 로또도 1등 상금이 너무 많다며 줄이자고 하는 나라다. 누구든 대박을 터뜨리는 건 용납하지 않는 문화다. 그러나 로또는 원래 대박의 꿈 때문에 사는 것이다. 기업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투자하는 것도 남이 회피하는 것을 해야 대박을 터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정말 낙후지역을 살리자면 낙후도에 따라 기대할 수 있는 대박의 크기를 달리 적용해야 한다. 국가의 균형발전이라는 큰 목표를 생각한다면 인센티브 정도가 아니라 특혜를 주고라도 낙후지역을 살려내는 이익이 더 클 것이다.

 

기업도시와 성격은 다르지만 신행정수도 건설이 좌절된 충남의 공주ㆍ연기 지역도 비슷한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 정부는 헌재의 결정때문에 수도이전은 못하지만 행정부처의 상당수를 이전할 행정특별시를 대안으로 검토 중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 지역을 교육ㆍ 연구도시로 개발하자고 한다. 그러나 정부의 대안은 행정의 비효율만 초래할 뿐이고 한나라당의 대안은 실현가능성도 낮고 경제적 개발을 원하는 해당지역 주민을 만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청와대가 옮기지 않는 경우 중앙부서 몇 개를 이전한다고 지방분권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남덕우 전 총리가 제안한 대로 토지공사가 채권을 발행해서 공주ㆍ연기 지역의 땅을 수용한 다음 기업들에게 팔아 이 지역을 기업도시로 육성하자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생각된다.

기업들이 투자하면 연구개발 인력도 따라올 가능성이 높다. 공주ㆍ연기에 대규모 기업투자를 유치한다면 충남권 발전은 물론이고 국토의 균형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같이 일단 성공 사례를 하나 만들면 이 같은 모델을 전국에 확산시키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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