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외인, 현선물 매매가 방향타
2005년 새해 첫 거래일인 3일 증시는 보합권에서 극심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3일간, 특히 마지막 날(30일) 강하게 오르며 5번째 시도 끝에 890을 돌파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추가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해 주저하는 모습이다.
한 인덱스펀드 매니저는 지금 장세를 "올라도 뭐라 할 말이 없고 떨어져도 뭐라 할 말이 없는 장"이라고 지적했다. 기대만 있을 뿐 뚜렷이 오를만한 힘도 없지만 그렇다고 증시가 떨어질만한 확실한 재료도 없다는 설명이다.
이날 증시의 특징은 3가지다. 거래소시장에서는 LG카드가 증자 문제 해결로 감자가 가시화되면서 하한가를 기록, 종합지수를 2.6포인트 가량 끌어내리고 있다는 점, LG카드 증자 부담감 감소로 은행주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 코스닥증시는 교토의정서 관련주를 중심으로한 환경 관련주와 DMB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승세를 펼치고 있다는 점 등이다.
김현석 대신증권 투자분석부 대리는 "종합지수가 연말 랠리로 5번 시도 끝에 890을 돌파한데다 연기금 기본관리법이 국회를 통과해 연기금의 주식 투자 확대 기대감도 있어 투자 심리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1997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하락한데다 이달 중순 이후 나올 지난해 4분기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어 오늘 시장은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초 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까지 3일간 어느 정도 반영됐고 지금은 단기적으로 숨고르기가 예상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교토의정서 관련주 등 테마주 위주로 움직이는데다 900 근방에서는 차익 매물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 시장의 질이 아주 우수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증시에서 눈여겨봐야할 점은 연말에 비차익으로 상당한 규모의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점과 외국인의 현선물 매매 동향이다. 비차익거래는 지난해 12월28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째 매수 우위다. 매수 규모도 28일 145억원, 29일 1292억원, 30일 1212억원이었다. 지수가 의미 있는 폭으로 상승했던 29일, 30일에 특히 비차익 순매수 규모가 컸다.
이에대해 황재훈 LG투자증권 연구원은 "베이시스가 콘탱고 상태에서 긍정적으로 유지되자 인덱스펀드 중 일부가 선물을 현물로 교체한 것일 수도 있고 연말연초 랠리 기대감으로 현물을 매수, 주식 비중을 확대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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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특이 사항은 외국인의 현선물 매매. 외국인은 비차익거래가 순매수를 보이던 지난해 12월28일부터 이날까지 현물시장에서 4거래일째 순매수다. 28일과 29일엔 현물시장에서 66억원, 308억원 순매수했고 이날 2일간은 선물시장에서도 3997계약, 4576계약 순매수를 보였다.
그러나 30일에는 현물시장에서 모처럼만에 어느 정도 큰 폭인 92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선물시장에서는 2988계약을 순매도했다. 오늘도 현물 순매수, 선물 순매도의 양상을 보이다 오전 11시를 넘어서며 현물 순매수 규모가 주는 대신 선물에서는 순매수로 돌아섰다. 아직 선물 순매수 규모는 100계약 남짓이다. 이에대해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외국인이 선물을 팔고 현물로 교체하는 것인지 눈여겨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이 선물을 현물로 교체할 경우 증시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 매니저는 "일일 거래대금이 적어 외국인이 하루 1000억원 가량만 순매수한다 해도 지수 상승 견인력은 상당할 것"이라며 "투자심리 측면에서도 외국인이 선물을 사는 것보다 현물을 사는 것이 훨씬 더 긍정적 영향력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매니저는 "외국인이 지난해 12월 선물을 상당히 공격적으로 순매수했는데 이 선물 순매수가 올해 국내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고 현물시장 진입을 위해 선물을 먼저 매수했던 것이라면 1월 시장은 상당히 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이 현물을 직접 매수할 경우 증시가 급등할 수 있으므로 선물을 미리 사두고 서서히 현물로 교체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다른 인덱스펀드 매니저는 "아직은 이런 긍정적 시나리오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모양 자체는 외국인이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듯해 보이지만 꼭 그런 것 같지는 않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쨌든 외국인이 누적 선물 포지션을 현물로 교체한다면 1월 랠리는 현실화될 수 있다. 1조3000억원 가량 쌓여있는 매수차익잔고가 프로그램 매물로 나올 경우에도 외국인의 현물 매수가 이를 소화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국인이 선물을 현물로 교체하지 않고 선물 포지션을 정리해버린다면 시장은 어느 정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인덱스펀드 매니저는 "현재 매수차익잔고가 1조3000억원에 달해 매수차익잔고를 청산하기를 기다리는 투자자들은 많다"며 "그러나 지금은 베이시스가 너무 좋아 청산하지 못하고 옵션 만기일까지 지켜보자며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매니저는 "외국인 움직임도 그리 적극적이지 않고 지금은 관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이 선물을 매도해버릴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런 움직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매니저는 "배당락을 감안할 때 현재 3월물 지수 선물은 118로 전고점을 뚫은 상태"라며 "이 때문에 연말에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인덱스펀드들이 비차익거래로 현물을 순매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기대 외에는 추가 상승할 명분이나 모멘텀이 없어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여의치가 않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증시는 아직 새해 첫 거래가 시작되지도 않았다. 국내 증시의 1월 향방을 좌우할 주요 주체인 외국인 매매는 미국과 유럽 증시의 첫 거래일 동향과 이어지는 국내 시장에서의 포지션으로 가늠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