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국가경쟁력과 교육

[시평] 국가경쟁력과 교육

여현덕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 교수(다보스포럼 자문역)
2005.01.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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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국가경쟁력과 교육

얼마 전 세계경제포럼(스위스 제네바 소재)에서 '2004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한국이 104개 국 중 29위로 국가경쟁력이 작년 보다 11단계 추락했으며, 과거 아시아의 용으로 칭송되었던 싱가폴(7위), 홍콩(8위), 대만(11위) 보다 훨씬 뒤처져 있어서 충격을 던져준 바 있다.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분야가 노사관계(92위)와 정치인의 신뢰(85위)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교육열(고등교육 진학율)과 정보통신 분야(인터넷 사용율 등)에서는 모두 상위권(2-3위권)을 기록하여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암시해주었다.

한마디로 국가경쟁력을 높이려면 우수한 인적자원을 키워낼 교육과 인재양성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혁신하여야 한다. 실제로 세계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핀란드는 90년대 교육개혁의 단행으로 소득 1만 불의 제자리 그래프에서 벗어나와 2만 불로 가는 커브를 그렸고(93년 699억 달러에서 03년 1340 억 달러로 2배 증가), 네덜란드는 바세나협약(1982년)으로 노사의 대타협을 이끌어내면서 2만 불을 향한 상향곡선의 커브가 돌려졌다. 우리는 무엇으로 소득 2만불 시대로 향한 방향을 틀 것인가?

바로 사람과 지식이다. 교육과 인적자원의 양성시스템을 전면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핀란드의 사례를 조금 더 들여다 보자. 부존자원이라고는 펄프용 산림 밖에 없고 내수시장 마저 협소한 핀란드가, 오랫동안 강대국의 틈 바구니에서 침략과 지배를 받아오던 핀란드가 오늘날 미국과 나란히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

핀란드는 90년대 버블붕괴와 동구권의 붕괴로 최대의 경제위기를 맞았다. 핀란드 정부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치르면서 인적자원 양성시스템에 대대적인 손을 댔다. 핀란드는 먼저 200여 개의 대학을 통폐합하여 29개로 줄이면서, 사이언스 파크와 대학-기업-정부 산학연 협력시스템을 만들어 최고의 인재양성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당시 정부는 학교에 가는 실업자들에게 경영학, 공학 등 교육비를 지원해주었다. 이렇게 노력한 결과 핀란드는 국민 개개인이 엔지니어, 디자이너, 컨설턴트가 되어 정보통신을 비롯한 서비스 산업강국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거의 모든 지방자치 단체에 사이언스 파크를 설립했으며, 대학과 기업을 결합시켜 기업도시이자 테크노폴리스를 만들어낸 것이다. PPP(공공-민간 파트너쉽) 모델이자 경쟁클러스터 모델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 대학과 연계된 과학단지에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냈으며, 전국민을 전문가로 만들고 온 도시를 기업으로 만든 것이다.

예컨대, 울루시의 경우에는 울루 테크노폴리스를 설립하고, 노키아 R&D 센터를 유치하였으며, 지식-과학도시로 변모시켜 1999년대 8월, 세계에서 사상 유래 없는 실험을 단행하였다. 도시 전체를 주식에 상장시키기에 이른 것이다. 이 도시의 모든 국민이 전문가요 기업인이요, 주주가 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노사가 문제 될 리 없는 것이다.

이처럼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으로 대학졸업생들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가 정신과 도전정신에 충만하여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기술력을 가지고 창업을 선호케 하는 방식으로 나라의 분위기를 잡아간 것이다.

이렇게 교육이면 교육, 공무원 채용제도 등 인적자원 양성과 선발 시스템 하나를 먼저 획기적으로 바꾸어 온 나라를 바꾸어가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이기준 교육부총리의 후임을 억지로 고르려고 노력하지 말고, 교육부와 과기부를 통폐합할 혁신전문가를 보내서 빠른 시일 내로 교육부를 대체할 효율적인 인적자원 양성 시스템을 짤 경영마인드와 과학기술 마인드를 가진 인물을 찾아서 보내는 것이 적격이라고 본다.

우리나라는 인적자원의 우수성에 비해 교육시스템이 취약한 것이 아닌가 싶다. 어린이들이 해외로 탈출러시를 보이고, 아시아권에서 두뇌유출 지수(Brain Drain)도 가장 높다.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앞으로 5년, 10년 이내에 소득 2만불 시대를 열려고 한다면, 그리하여 아시아권에서 경쟁력 있는 핵심강국으로 변모하려면, 이처럼 획기적인 발상으로 지식과 인적자원 양성 시스템을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 "지식과 사람의 허브(hub)"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 방향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여나가는 것이 이 시대의 시대정신이요 개혁이요, 진보하는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으로 본다.

교육시스템 혁신- 그 하나의 개혁을 성공시켜, 다른 모든 분야로 확산되게 해야 한다. 교육인적자원부의 부총리 사퇴로 인한 진통을 지켜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절실해진다.

 

 여현덕(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 교수, 다보스포럼 자문역)

 

 *필자는 올 2월부터 연세대에서 한국에서 과장 혁신적인 방법론과 글로벌 MBA를 도입한Business School의 미래=서울종합과학대학원 교수로 이동하게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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