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새해에 바라는 세 가지 소망
을유년은 경제에 올인 하는 해라고 한다. 그 만큼 경제 침체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메마른 펌프에 한바가지 물의 역할을 하는 것이 뉴딜정책이다. 이를 통해 신불자 및 가계부채부실이라는 벽을 넘어 경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뉴딜이 단기대책이라면 장기대책으로 벤처활성화 및 차세데 성장 동력산업 발굴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그 합리성 및 가능성에 대해 경제 주체들이 선뜩 동의를 보내지 않고 있다.
경제를 지탱하는 두 축이 수요와 공급이라면 수요확대를 통한 경기회복보다 공급능력 확충을 통한 경제성장이 긴요하다. 수요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의 직접 개입이 유효한 정책수단이 될 수 있지만 공급능력 확충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공급능력 확충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다. 즉 공급능력 확충은 부를 창출하는 기업의 몫이기 때문이다.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적어도 세 가지 측면에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꾸준히 밀고 나가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첫째, 국제적인 교육평가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실력이 우수하다는 보도가 있었다. 공교육이 무너져 내린 현실에서 거둔 이와 같은 성과는 바로 사교육의 승리이다. 어려운 경제여건 하에서도 높은 사교육비를 기꺼이 지출한 학부모들의 희생이 가져 온 결과이지 결코 평준화로 대변되는 교육개혁의 산물이 아니다.
지금 평준화가 교육문제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의 교육이 대학입학과 동시에 끝난다는 점이다. 대학생들의 평가가 국제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는 결코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없다. 더 나아가 특정분야의 전문가들에 대한 국제평가가 있다면 그 순위는 더욱 더 떨어질 것이다. 지식사회에서 생존하려면 평생교육이 중요하다고 소리 높이 외쳐 되지만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의 지속적 성장은 피안의 먼 등불이다. 고교 평준화 정책의 재검토, 대학교육의 질적 향상, 그리고 평생교육의 기반이 구축되지 않으면 결코 경제성장이라는 과실을 우리는 향유할 수 없다.
둘째, 증시에 소형주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있다. 대형주에 비해 소형주의 기업가치가 투자자들에게 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소형주는 상대적으로 기업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다. 영국 BBC 방송을 시청할 때 마다 안타깝게 여길 때가 많다. BBC 방송에서 한국관련 기사가 거의 전무한 대신에 홍콩, 싱가포르 및 인도에 대해서는 시시콜콜한 것까지 보도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우리의 국력에 비해 국제사회에서 저평가되고 있다. 이를 우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부르고 있다.
이를 여러 가지 이유로 설명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영어라는 장벽으로 인해 우리를 세계에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홍보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대책도 필요하지만 무엇 보다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에 관해 외국 언론을 상대로 적극적인 홍보를 하여야한다. 최근에 외국인 이사수를 제한하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이를 국수주의의 발로라고 비난한 외국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세계 각국의 예를 보면 외국인 이사수의 제한은 흔히 볼 수 있는 규제이다. 따라서 이를 비판한 외국 언론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대처를 하는 길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줄이는 첫걸음이다.
셋째, 우리나라는 겉으로 자본주의를 지향하지만 속으로는 사회주의를 반기고 있고 중국은 반대로 사회주의를 표방하지만 철저하게 자본주의를 신봉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우리보다 기업인에 대해 호감을 더 갖고 있다. 인간의 이기적인 속성이 경제를 일으키는 근본동력이다. 가진 자의 부를 못가진 자에게 분배하는 사회는 축소지향적인 사회이다. 국제화시대에 국내 기업들에게 각종 규제를 하기 시작하면 이는 산업의 공동화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비록 배 아픈 것을 면할 수 있어도 배고픈 것을 필할 수 없게 된다. 사회낙오자들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과 동시에 정당한 부를 소유한 자들을 존경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이것이 뉴딜정책보다 더 강력한 경제 활성화 대책이다.
우리나라는 역동적이다. 한번 신바람이 불면 세계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이룰 수 있는 자질이 우리에게 있다. 이와 같은 면이 있는 동시에 우리의 동족인 북한은 가장 폐쇄적이고 권력이 세습되는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 옆에는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인 일본이 있고 향후 미국과 패권을 다툴 중국도 있다. 우리의 에너지를 우리 내부에서 편을 갈라 소진하지 말고 세계를 향해 분출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우리에게 필요하고 유익한지 생각해 볼 때가 바로 새해 벽두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