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1000 밑에선 '사자'가 우세

[내일의 전략]1000 밑에선 '사자'가 우세

권성희 기자
2005.03.09 17:49

[내일의 전략]1000 밑에선 '사자'가 우세

3일만의 급반등이 나타났다. 9일 종합지수는 1000 밑에서 출발해 1008.79에서 마감했다. 8.51포인트가 올라 반등폭도 큰 편이었다. 코스닥지수의 경우 보합에서 등락하다 반등에 실패하고 전날과 같은 가격에서 마감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매매 주체별로 보면 개인과 외국인이 매도한 가운데 프로그램 매수와 국내 기관의 매수세가 종합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옛 거래소시장)에서 5일째 순매도를 이어갔다. 매도 규모도 1413억원으로 늘어났다. 개인도 1739억원 순매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수세가 1748억원 유입되며 반등을 이끌어냈다. 프로그램 매수세를 중심으로 기관이 2468억원 매수 우위였다. 투신을 비롯해 은행, 종금, 기금이 매수에 나섰고 정보통신부 등 정부기관과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을 포함하는 기타법인도 646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1000을 바닥으로 인식할 때까지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국내 수급이 계속 보강되고 있다"며 "좀더 조정이 이어질 수도 있었는데 장이 급하고 세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돈의 힘으로 가는 장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재의 8.5에서 두자리수 초반이 될 때까지는 오른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득수 태광투신 상무도 "전반적으로 장이 탄탄하다"며 "종합지수 1000이 깨지면 사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1000이 깨지자 기다리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000을 지키려는 시도가 계속되면서 1000을 바닥으로 인식하는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다만 1000을 바닥으로 인식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6년간 벽으로 작용했던 1000을 쉽게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며 "이달말까지는 나오는 매물을 소화하면서 1000에서 1030~1040 사이에서 등락하는 과정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1000 초반에서 지수가 옆으로 기다가 한달간 1000이 지지되는 것을 목격하고 나서야 투자자들이 1000에 대해 마음 편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란 의견이다. 이 때문에 이 센터장은 "투자자들의 마음을 조정하는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내수주 강세가 시사하는 것

이날 종합지수가 8포인트 이상 오르면서 두드러진 현상은 내수주의 선전이었다. 한국전력이 6% 이상 오른 것을 비롯해 SK텔레콤이 2% 상승하고 KT가 3%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세계가 2.8%, KT&G가 3.7% 상승했다. LG가 5.3% 급등하는 등 지주사와 대우건설이 4.3% 오르는 등 건설주의 강세도 두드러졌다. 전반적으로 경기 방어주든 경기 민감주든 내수주가 각광 받았다.

이는 유가 상승과 환율 하락이라는 외부 변수에 영향을 덜 받는 종목을 찾는 가운데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순환매의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올랐던 소재주와 정보기술(IT)주에서 내수주로 매기가 이동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화증권 이 센터장은 "업종과 종목이 돌아가면서 상승하고 있다"며 "한 업종이 끌어올려져 밸류에이션이 어느 정도 됐다 싶으면 다른 쪽으로 매기가 이동해 끌어올리는 선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 변수 때문에 힘을 못 쓰고 있지만 IT주와 소재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요구되고 있다. 태광투신의 장 상무는 "환율은 하락하고 원자재 가격은 오르는 것이 부담으로 지적되지만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원자재 가격 상승의 부담을 상쇄하는 측면이 있다"며 환율과 유가가 큰 부담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박 연구원은 "1월말 이후엔 IT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에 변함이 없다"며 "최근 삼성전자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지난해 2~3월에 판매됐던 ELS 관련 환매 영향도 크다"고 지적했다. IT업황이 1~2분기에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선취매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쉽지는 않지만 추세는 상승

상승 추세가 유효하다는 점에는 대부분 공감하지만 수익을 내기가 좀 까다로워졌다는 점에 대해서도 수긍하는 분위기다. 굿모닝신한증권 박 연구원은 "일단 PER이 10배 초반이 되는 1200까지는 종합지수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700에서 1000까지 올라올 때보다는 훨씬 더 종목이나 업종 고르기가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700에서 1000까지 오를 땐 왠만하다 싶은 주식을 사서 보유하고 있으면 밀물이 밀어올리듯 주가가 올라가며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기업의 미래 실적과 국내 경기, 중국과 미국 경기 등을 잘 해석해서 종목을 골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연구원은 "종합지수가 여기서 20%가량은 쭉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데 지수가 20% 상승한다면 종목 선택에 따라 통상적으로 -20%~+20% 범위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주식을 보유한 사람(물론 우량주)이라면 앞으로 있을 상승세를 즐기면 되고 아직도 주식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실적이 개선되는 PER 8배 이하 종목을 눈여겨보라고 권고했다.

현재 밸류에이션은 지난 5년 평균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밸류에이션 확대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매수가 마음 편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돈의 힘으로 끌어올려지고 추세가 상승이라면 두 손 놓고 구경만 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최근 외국인의 순매도도 "어떤 가격에서든 팔고 싶다"는 차원이 아니라 일부 투자자들이 수익을 많이 올렸으니 차익을 실현하자며 기분 좋게 가격 봐가며 파는 것이기에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사는 힘이 강하냐, 파는 힘이 강하냐인데 현재로선 매수의 힘이 강한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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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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