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미국발 충격, 매수 실종

[오늘의 포인트]미국발 충격, 매수 실종

권성희 기자
2005.04.18 12:03

[오늘의 포인트]미국발 충격, 매수 실종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팔자'가 많은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는 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투자심리가 워낙 악화돼 '사자'가 실종해버렸다는 점이다.

매수 호가를 현 주가보다 상당폭 낮게 해서 주문해놓았는데 워낙 '사자'가 없으니 저 밑의 가격에서 주문이 체결되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거래대금은 오전 11시30분까지 9000억원을 넘지 않아 오늘 거래대금은 2조원을 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18일 주가 하락은 미국 시장의 영향 때문이다. 지난주말 미국 증시가 급락하며 나스닥지수는 1900, 다우지수는 1만을 위협당하는 수준까지 내려오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의 18일 시장 움직임을 확인하고 움직이려는 심리가 팽배하다.

혹 나스닥지수가 1900선을, 다우지수가 1만선을 깨고 내려간다면 전세계 증시에 대한 충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많이 떨어졌다고 지금 사봤자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다. 18일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 다음날(19일) 아시아 증시의 동반 하락은 불 보듯 뻔하다는 심리다.

이쯤이면 기관 손절매 물량도 대비해야 한다. 920 초반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펀드 환매도 걱정해야할 판이다. 이렇게 되면 종합지수 900도 의미 없는 수준이다. 사실상 이날 투자자 매매 동향을 보면 외국인이 311억원 순매도할 뿐 개인과 기관은 308억원과 76억원 순매수다.

매매주체별 순매도 규모는 많지 않다. 그러나 이런 심리에서는 사고 싶은 사람이 없다. 사실 지난주 2일간 주가 급락 때도 심리 위축에 따른 프로그램 매도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낙관론자들은 5월까지는 지지부진하겠지만 하반기 회복을 믿고 있다. 분할 매수할 시점이라는 의견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경제 구도의 변화를 이유로 상당히 비관적인 의견을 밝히는 쪽도 적지 않다. 몸을 사릴 때라는 의견이다.

현재 가장 큰 우려는 미국이다. 일단 미국은 금리를 7번 인상했다. 금리 인상 사이클은 이미 중반이다. 과거 역사를 보면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이 중반을 넘어서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이머징 증시가 피크 아웃했다. 결국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이 중반이 접어든 현재 국내 증시도 1020에서 피크 아웃한 것(고점을 친 것)일 수 있다는 우려다.

둘째는 미국의 경제다. 미국은 저인플레이션 소위 디스(Dis)-인플레이션 기조 아래 통화를 팽창해오면서 소비 확대를 유도해 경제 성장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유가를 비롯한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과잉 통화, 과잉 소비라는 불균형 해소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3월 미국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크게 좋지 않게 나오자 세계 경제를 이끌어온 미국 소비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됐다.

셋째는 미국 경제가 지금보다 더 좋아질 희망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미국의 장기금리는 최근 주가 하락과 경기가 예상보다 좋지않다는 시그널로 하락했다. 그러나 장기금리 하락이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기가 안 좋다는 걱정을 심화시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이 중국에 대해 위안화 통화 절상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만약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한다면 중국은 더 이상 미국 국채를 사줄 필요가 없게 되고 이 경구 미국 금리가 급등하게 된다. 지금은 미국 장기금리가 약세지만 언제 또 위로 튈지 알 수 없다. 극도의 불확실성이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낙관론의 근거는 있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2월 OECD 경기선행지수가 추가 하락했지만 3월까지 바닥을 만든 뒤 상승 반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미국 소비 위축도 과잉 소비를 조정하는 차원이지 소비 침체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김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국내 기업 이익도 2분기가 바닥이고 하반기에는 호조세를 띌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부 모멘텀이 위협받고 있지만 상승 추세에 대한 믿음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다만 "5월까지는 MSCI지수내 대만 비중 확대로 인한 외국인 매도 가능성, 2분기 주요 IT기업들의 실적 추가 하락 가능성 등으로 인해 재미없는 장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단기적으로는 미국 시장이 매우 중요한데 미국 시장이 추가로 더 하락하면 패닉 상태가 되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급락이 이어질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 시장만 좀 버텨주면 900은 지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도 "미국이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그러나 외부 충격에 의해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만 지난해 4월과 비슷할 뿐 나머지는 4월과 달리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엔 국내 수급이 워낙 안 좋았으나 현재는 그 때보다는 훨씬 좋은 상태이고 글로벌 경기와 기업 이익이 당시엔 고점이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바닥이라는 지적이다. 박 연구위원은 "국내 수급과 내수 회복, 기업 이익 하반기 회복 등의 국내 모멘텀이 하방경직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1000에서 무너진만큼 국내 시장은 안 된다고 판단, 지금부터 환매가 많이 들어오겠지만 주가는 거의 바닥권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주요 종목이 올라가기 전 시세까지 내려와 절대적 기준에서 매수할만한 종목이 생겼다"고 말했다. 따라서 분할매수할 시점이라는 의견이다.

반면 이채원 동원증권 상무는 "조금씩 사고 있지만 사고 싶은 종목은 그리 많이 빠지지 않아 정작 살만한게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사고 싶은 종목, 즉 시장 점유율이 독보적이고 외부 환경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가스주, 한국전력, 농심 등과 같은 종목은 별로 많이 하락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 상무는 "이런 안정적 종목까지 하락한다면 바닥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펀드들이 기술주 등 경기 민감주가 급락함에 따라 수익률 방어 차원에서 덜 하락한 안정적인 주식을 팔아 경기 민감주에 대해 물타기를 시작한다면 안정적인 주식의 가격도 하락하면서 바닥을 만들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극도의 경계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판단, 상당히 힘든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는 의견이다. 이 대표는 "미국 증시는 어쩌면 대세 하락에 들어섰는지도 모른다"며 "이 경우 국내 증시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가 고민"이라고 말했다.지수 900 아래에 대비할 때

또 "지금은 리스크를 헤지할 때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좋다던 국내 유동성도 오히려 환매 요청이 들면서 역풍이 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태풍이 가라앉을 때까지, 미국 증시와 경기 불확실성이 가라앉을 때까지 인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삼성증권-통신주 상승이 뜻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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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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