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위안화..4월의 데자부
# 4월18일, 저우 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 "시장 주도의 환율 시스템 도입이 최우선 과제" 발언
# 4월21일,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중국은 결국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게 될 것" 발언
# 4월23일, 중국 사회과학연구원 "중국 인민은행은 금리인상 등의 긴축 정책을 고려해야" 보고서
돌발퀴즈! 위에 나열한 뉴스들이 나온 해는 몇년도일까? 최근에 들은 얘기들 같겠지만, 이 뉴스가 나온 시점은 지난해(2004년) 4월이다.
올해(2005년) 4월에 나온 뉴스들을 살펴보자.
# 4월23일 저우 샤오촨 총재 "위안화와 달러화의 관계를 느슨하게 할 수 있는 준비를 가속화할 것" 발언
# 4월21일 그린스펀 의장 "중국은 조만간 환율 제도를 정비해야" 발언
# 4월25일 중국 사회과학연구원 "인플레이션 압력 낮추기 위해 추가 금리인상 필요" 보고서
비슷한 내용의 발언들이 1년이 지나 비슷한 시점에 쏟아진 것이다. 특히 그런스펀 의장의 발언은 각각 상원 예산위원회(올해)와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증언(지난해)으로 장소만 다를 뿐 날짜까지 같다.
"예전에 언젠가 들었던 얘기 같은데"… '데자부'(deja-vu) 현상을 불러일으킬만 하다.
통상 '기시감'(旣知感)으로 번역되는 데자부는 현재의 상황을 과거에도 똑같이 겪은 것처럼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엄밀한 의미에서 데자부는 실제로는 체험한 적이 없는데도 겪은 것처럼 느끼는 것으로, 뇌가 착각을 일으키면서 발생한다)
그런데 1년전 위의 발언들이 있은 직후 찾아온 것은 아시아 금융시장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긴축발언'과 그에 따른 '차이나쇼크'였다. 바로 내일(28일)이면 원자바오 총리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강력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것"라며 긴축을 시사한지 꼭 1년이 된다.
지난해와 올해 4월들어 중국 위안화 환율이나 금리 변화에 대한 뉴스들이 쏟아지는 이유는 5월1일부터 시작되는 노동절 연휴를 앞둔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 모종으 금융조치를 취해야 한다면 충격을 줄이기 위해 노동절 연휴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효근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이 3/4분기 중 5% 안팎의 위안화 절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대규모 자본 및 무역수지 흑자와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 확대로 인해 위안화 절상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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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보다 금리인상 쪽을 선호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한진 피데스증권 전무는 "만약 중국이 올해 중 모종의 조치를 내놓는다면 금리인상일 가능성이 크다"며 "아직은 환율을 건드려 수출 쪽에 부담을 주는 것을 피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절상에 대한 압력이 고조되는 가운데 금리인상을 통해 시간을 벌 수도 있다는 것.
다만 중국 정부가 이른 시간내 위안화에 대한 환율시스템을 바꿀 가능성은 낮다는게 시장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대우증권 이 수석연구원은 "위안화 환율제도의 변경은 필연적으로 위안화 평가 절상 문제를 수반하게 되는데, 이는 부실채권 문제를 안고 있는 중국의 취약한 금융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국 정부는 위안화 환율결정 시스템의 변경에 앞서 취약한 금융시스템에 대한 재정비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조용찬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역시 "중국은 중국은행과 건설은행에 달러화로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등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다시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이나 환율제도 변경을 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중국은 2006년말 금융시장 개방을 앞두고 금융기관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8%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 수석연구원은 중국이 과열억제를 위해 수출세를 부과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피데스증권 김 전무는 "만약 중국이 금리를 추가로 올리더라도 이는 장기성장에 부담이 되는 중복투자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오히려 긍정적"이라며 "위안화를 절상하더라도 아시아권 통화가 동반절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출 경쟁력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발 악재에 투심 위축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4.30포인트(1.51%) 떨어진 930.16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새벽 미국 컨퍼런스보드 소비자 기대지수가 5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고 미국 증시가 하락 마감하면서 종합주가지지수도 940선 아래에서 약세로 출발했다.
장중 베이시스가 -0.8포인트 이상 하락하면서 차익과 비차익을 통해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장중 120일선 근처인 924.44의 저가를 기록했으나 120일선 지지에 대한 기대감과 개인의 저가매수로 낙폭을 다소 줄였다.
외국인은 하루만에 매도세로 돌아서 305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도 696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131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미국발 악재가 다시 시장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와 증시 움직임에 따라 일희일비 흔들리는 모습이다.
프린터 제조업체인 렉스마크의 실적이 기대치에 미달, 14% 급락하자 관련 기술주들이 연달아 곤두박질쳤다. 나스닥지수가 1% 하락했고 다우지수도 0.9% 떨어졌다. 3월 신규 주택판매는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증가하며 사상최고치를 기록, 주택시장이 여전히 견조함을 과시했지만 투자자들은 악재에 더 귀를 기울였다.
국내 증시도 뚜렷한 재료가 없는 가운데 미국 시장의 방향에 따라 약세다. 무엇보다도 매수 주체가 실종된 것이 문제다. 이날은 특히나 베이시스 악화로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며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900초반으로 내려갈 때 이전처럼 연기금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출현하길 기다릴 뿐이다.
김성기 조흥투신 주식운용팀장은 "미국 시장이 기업들의 1분기 실적과 경제지표에 따라 아주 민감하게 출렁거리고 있다"며 "심리가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심리가 약한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들도 관망하면서 매수세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종규 메리츠투자자문 대표도 "단기적으로 우호적인 경제지표나 기업 실적을 기대하기가 어려워 시장이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이기는 어렵다"며 "지난해 11월과 12월처럼 900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옆으로 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르기가 쉽지 않지만 900 지지는 이뤄질 것이란 믿음이다. 조흥투신 김 팀장은 "차익거래로 매수차익잔고가 많이 청산됐고 시장에 별로 급한 매물도 없어 수급상 압박이 그리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외국인도 4월들어 매수도 하지 않지만 적극적으로 매도도 하지 않고 있다.
수급상 매도 압력이 크지 않다는 점과 더불어 하반기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도 시장에 하방경직성을 제공하고 있다. 메리츠투자자문 박 대표는 "지난해말부터 올 1분기가 좋지 않고 2분기에 바닥을 형성한 뒤 하반기에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며 "다만 연초에 기대가 너무 높아져 랠리했다가 실망하며 조정이 나타났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하반기 회복에 대한 전망은 변함이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하반기 회복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지금 선뜻 매수세력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환율이 추가 하락할 경우 수출주 실적이 추가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 및 금리 인상 속도, 중국의 경기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 등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