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숙인과 어려운 청소년을 위한 무료 급식 과정에서 밥 위에 케이크를 얹어줬다는 이유로 일부 누리꾼들이 남긴 조롱성 댓글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 신부(69·빈센조 보르도)는 최근 SNS(소셜미디어)에 "안나의 집은 매일이 생일"이라며 무료 급식 과정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경기 성남시 사회복지법인 '안나의 집'을 운영 중이다.
김하종 신부는 "빵집에서 꾸준히 케이크를 후원해 주신 덕분에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달콤한 생일 케이크를 함께 나누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며 "맛있는 케이크를 후원해 주신 사장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영상에는 밥 위에 케이크를 올려주는 모습이 담겼다. 식판의 나머지 자리에는 닭볶음탕과 김치, 도토리묵 무침, 국이 담겨 있다.

따로 접시를 마련하기 어려운 현장 여건 속에서 디저트로 제공된 케이크를 밥 위에 얹은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장면만 부각하며 조롱성 댓글을 남겼다. 이들은 "저걸 왜 밥 위에다", "케밥이네", "왜 초코밥을 만드냐", "밥이랑 케이크는 무슨 조화냐" 등 반응을 보였다.
이에 다른 누리꾼들은 "봉사활동 해 봤다면 저런 말 못 한다", "타국에서 와서 후원금으로 노숙인들에게 무료 급식하는 신부님에게 할 말이 아니다", "방구석에서 악성 댓글 남기지 말고 직접 봉사해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글에 상처받지 않으시길" 등 댓글을 남기며 응원했다.
김하종 신부는 김대건 신부를 존경해 1990년 한국에 온 뒤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노숙인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나의 집'을 설립했다. 한국 이름 김하종은 김대건 신부 성씨에 '하느님의 종'이라는 의미를 담아 지었다. 그는 노숙인뿐 아니라 위기 청소년 등 취약계층을 지원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특별귀화자로 선정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으며 2019년에는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안나의 집은 과거에도 일부 시민들의 몰지각한 행동으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2020년에는 벤츠 차량을 타고 온 모녀가 노숙인들을 위한 도시락을 받아 가려다 이를 제지하는 김하종 신부에게 화를 낸 뒤 결국 도시락을 가져간 사실이 알려져 공분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