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엔터기술과 삼성SDI의 쌍곡선

[내일의 전략]엔터기술과 삼성SDI의 쌍곡선

홍찬선 기자
2005.05.10 16:57

[내일의 전략]엔터기술과 삼성SDI의 쌍곡선

한달 쯤 전에 만난 한 변호사가 “삼성SDI를 물타기 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3월 중순에 삼성SDI를 10만8000원에 샀는데 9만8000원으로 9.3% 정도 떨어지자 거래하는 증권회사 지점장이 전화를 걸어 더 떨어지지 않을 것 같으니 물을 타서 손실을 줄이고 이익을 보자”고 제의했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듣고 평소에 알고 지내는 모 펀드매니저에게 자문을 구하자 “주가가 떨어질 때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물타기를 하지 말고 자금이 있으면 엔터기술 같은 주식을 사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마이크에 노래방 기능이 들어있는 상품으로 미국의 월마트에도 납품하는 등 기술력과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그 뒤 주가는 어떻게 됐을까? 삼성SDI는 10일 9만5400원으로 물타기를 고려할 때보다 2.7% 더 떨어졌다. 하지만 엔터기술은 같은 기간동안 15%정도 상승했다. 이날 종가는 2만7900원으로 2003년 8월8일(2만9250원) 이후 1년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엔터기술을 적극적으로 사들여 외국인 지분율이 지난 3월9일 13.55%에서 5월9일에 25.82%로 높아졌다. 올해 매출액이 1200억원으로 작년보다 84% 늘어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407억원과 402억원으로 102%와 114% 증가할 것(엔터기술의 공정 공시)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20일 이동평균의 낮은 언덕 넘기도 어려워~

증시에 돈 가뭄이 심하다. 주가가 고점에 비해 10~20% 떨어진 종목들이 많지만 선뜻 사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렇다고 팔자니 아깝다. 사자도 없고 팔자도 없으니 거래는 부진하다. 5월 들어 거래대금이 3조원(거래소+코스닥)을 밑도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증시가 3개월째 조정이지만, 돈 가뭄과 거래부진은 6~7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갑갑한 전망이 주류다. 종합주가 900이 바닥일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지만, 주가를 끌어올릴 모멘텀이 없기 때문이다. 증시를 이끌 주도주와 주도세력도 없는 ‘3무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10일 증시는 기진맥진 장세였다. 종합주가는 0.92포인트(0.10%) 떨어진 934.28에 마감돼 지수상으로는 선방했다. 하지만 오름세로 거래가 시작돼 한때 941.45까지 올라 20일 이동평균(938.04)을 뛰어넘었으나 후속 매수세 불발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400억원 넘게 순매수했고(장 마감 뒤 시간외대량매도가 쏟아져 최종적으로는 57억원 순매도했음) 프로그램도 695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냈지만 개인들이 조금 내놓은 차익·경계매물을 소화하지 못했다.

이날 거래소 거래대금은 1조7851억원, 코스닥 1조400억원으로 모두 2조8000억원을 조금 웃돌았다. 종합주가가 934.28~941.45로 출렁거렸지만 관망세가 뚜렷해 거래가 매우 부진했다. 5월중 하루 평균 거래대금(거래소)이 1조7000억원 수준이어서 저항선을 뚫고 상승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큰손은 북한 핵을 싫어한다

고객예탁금이 지난 4일 현재 9조2278억원으로 4월15일보다 9680억원 감소했다. 이 기간중에 MMF도 72조6900억원에서 68조1300억원으로 4조5400억원 감소했다. 주식형펀드가 6800억원 늘었지만 채권형펀드는 2조원 넘게 줄었다. 전체적으로 보름동안 증시를 떠난 자금은 무려 6조4000억원을 넘었다.

통상 월말에는 결제자금 수요가 있어 MMF 등이 감소하는데다 4월말은 부가가치세 납부가 겹쳐 자금 인출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일부는 북한핵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큰손들이 증시를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국인도 대만의 MSCI지수 비율조정을 앞두고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지 않고 있다.

적립식펀드를 비롯한 주식형수익증권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지수 900 근처에서는

주식을 사겠다는 기관들도 적지 않아 900선은 지켜질 것(지영걸 신영투신운용 이사)이라는 전망이 많다. 다만 지수를 950위로 끌어올릴만한 모멘텀이 없다는 것도 고민이다. 6~7월까지는 900~950의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60일 이동평균(969)을 강하게 돌파하기 전까지는 기간조정이다.

주식이 싼데도 사지 않는 이유

요즘 증시는 돈 가뭄에 호재 기근이 겹쳐 있다. 호재는 찾아보기 어렵고 도처에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 북한 핵문제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유가는 내리는 듯 하지만 여전히 50달러 위에서 등락하고 있다. 원/달러환율이 다시 1000원 아래로 떨어졌고, 외국인도 적극적으로 사기보다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업 이익이 언제 증가세로 돌아설지 불투명한 게 가장 큰 악재다. “당초에는 2/4분기가 기업 이익의 저점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3/4분기에도 뚜렷하게 호전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매수세를 위축시키고 있는 상황”(김석규 B&G투자자문 대표)이다.경기불안 여전히 관망

2/4분기가 저점인 것이 확실하면 절반의 시간이 흐른 지금쯤 주식 매수세가 나오고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으며 상승할 수 있을텐데, 3/4분기 이후에도 자신이 없다보니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좀더 지켜보자는 신중론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외국인이 산다고?

기간 조정 때는 쉬는 게 투자다. 굳이 하려면 실적 호전이 뚜렷한 종목에 제한해야 한다. 단순히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고 해서 낙폭과대 저가대형주를 사는 것은 성공할 확률이 높지 않다는 것은 여러차례 되풀이된 역사의 교훈이다.

카멜레온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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