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부업은 서민금융 보루

[기고]대부업은 서민금융 보루

양석승 한국대부소비자금융협회 회장
2005.05.11 13:43

[기고]대부업은 서민금융 보루

2002년 10월 28일 대부업법 시행 이후 대부업체들은 서민을 위한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정착할 수 있을 것 이라는 기대하에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고 시스템을 정비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동안 대부업체 직원들은 제2금융권과 사채시장 사이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아울러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됐던 서민들에게 새로운 신용을 공여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일해왔다. 또한 법정금리 준수나 불법채권추심 근절에도 노력해 왔다.

그러나 현재는 1만2000개를 넘던 대부업체 상당수가 등록을 취소하거나 휴면상태에 빠지는 등 침체되는 모습이다. 2년여 만에 그 대부업법의 성과를 논하는 것은 성급하지만 당초 의도대로 대부업이 또다른 제도 금융시장으로 발전하려면 개선할 것들이 많다.

첫째, 대부업계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대부업은 제2금융과 사채의 틈새에서 수요자와 공급자가 만나는 정상적인 금융시장이다. 은행(6~15%), 신용카드(20~30%), 캐피탈(12~40%), 저축은행(12~50%), 대부업(30~66%) 등이 시장을 분할해 영역에 맞는 금리로 영업을 하고 있다. 고금리일수록 연체와 대손 등 리스크도 크다. 무조건 '고금리=나쁘다'라는 시각은 문제가 있다.

둘째, 최근 일각에서 최고 이자율을 큰 폭으로 낮추려는 움직임은 현실을 무시한 채 이상만 쫓는 탁상입법이 아닌가 싶다. 한국보다 20년이나 앞서 대금업법을 제정한 일본도 초기에는 이자율을 연109.5%(1983년)으로 제한했다. 이후 대금업시장이 안정되자 40.4%(1991년) 29.2%(2000년)로 단계인하했다. 현재 우량업체의 이자율은 법정상한 아래(18%~20%)까지 내려갔다. 미국의 23개주에서도 페이데이론 최고이자율을 390~871%까지 차등제한하고 있다. 요컨데, 최고 이자율 제한은 상황을 보며 점진적으로 단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째, 자금조달과 세제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등록업체의 경우 미등록업체보다 유리한 점이 하나도 없고 의무와 규제만 있을 뿐이다. 투명한 회계처리와 금리상한을 준수하는 등 모범사에는 차입시 담보비율 완화, ABS 발행 허용, 자금조달 창구 확대, 대손상각비에 대한 손비인정 등의 차별적인 대우가 필요하다. 세법상 손비인정을 제대로 받지 못해 적자경영을 하더라도 세금을 내야하는 비현실적인 상황도 있다.

네째, 관리감독의 이원화가 필요하다. 현재 등록 대부업체는 전국적으로 1만2000개에 달하지만 기업규모를 갖춘 대형업체는 50여개에 불과하다. 일률적인 잣대로 천차만별인 대부업체들을 동일하게 관리감독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 아울러 정부는 업계 스스로가 불법행위를 감시하고 규제할 수 있도록 대부업협회에 감독기능을 일부 이양하고 상호 공조체제를 마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일반 서민에게 있어서 금융기관의 문턱은 높기만 하다.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고, 어디서도 빌릴 곳이 없을 때의 그 막막함과 초라함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가 없다. 이런 사람들이 수 백 퍼센트에 달하는 불법사채업자들의 고금리 덫에 빠져들지 않도록 마지막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이 바로 서민금융이자 대부업이다. 이들을 보호하고 새로운 금융기회를 제공하기위한 대부업의 건전한 육성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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