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후진타오에 쏠린 눈"

[내일의 전략]"후진타오에 쏠린 눈"

이상배 기자
2005.05.11 17:46

[내일의 전략]"후진타오에 쏠린 눈"

외국계 증권사들이 잇따라 북핵 문제의 위험을 지목하며 주가 하락 가능성에 대비한 투자전략을 내놓고 있다.

메릴린치증권은 11일 북핵 리스크를 지적하면서 한국에서 외가격(out-of-money) 풋옵션을 사둘 것을 권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도 북핵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며 한국 주식에 대해 숏(매도) 플레이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런 가운데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 일정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측 고위 외교소식통은 11일 후 주석이 방북한 뒤 1~2주 안에 6자회담이 열리는 방안과 6자회담을 먼저 한 뒤 방북하는 방안 등을 중국 정부가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국제사회가 지켜보고 있는 만큼 후 주석의 북한 방문은 6자회담과 관련한 고무적인 신호가 돼야 하고, 그 시점은 양측 모두에게 편안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후 주석은 노무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한반도에 새로운 변화가 나타났다고 밝혀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이날 아이사와 일본 외무성 부대신과 만나 북한은 핵실험의 심각한 결과를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북핵 문제의 해결사 노릇을 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에 들어간 모습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이번 북핵 문제를 보란 듯이 해결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위상을 한단계 높이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중국의 어깨에 달려 있는 이슈는 비단 북핵 뿐 만이 아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임박한 모습이다.

이날 중국 인민일보는 다음주 위안화가 평가절상될 것이라고 보도했다.한편 홍콩언론 명보는 중국이 오는 7월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G-8 회담에서 위안화 절상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최근 보도했다.

중국에서 주요 경제정책이 집행되려면 우선 국무위원의 제안이 있은 뒤 25명의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토론을 거쳐야 한다. 이어 9명의 중국 공산당 정치국상무위원회에서 의결을 받고 원자바오 총리가 결단을 내리는 수준을 밟는다. 그러나 집행 시기는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후 주석이 정치적, 외교적 조건을 따져 최종 결정한다.

한국 증시를 관통하는 2가지 주요 대외변수인 북핵과 위안화 절상 모두 후 주석의 손에 달려 있는 셈이다.

김한진 피데스증권 전무는 "위안화 절상설이 불거진 뒤 최근 3년간 한국 원화는 이미 엔화와 함께 20% 이상이나 절상됐고, 대부분 아시아 통화도 평균 10% 절상된 상태"라며 "위안화 절상은 단기 악재임에 틀림없지만 시장은 이미 이를 쪼개서 가격에 반영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무는 북핵문제와 관련, "요즘 같은 통화 긴축기에는 기본적으로 신흥시장(이머징마켓)을 회피하려는 심리가 있을 수 있는데, 북핵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한국 주식을 살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여전히 에너지 부족

11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0.90포인트(1.17%) 내린 923.38에 장을 마쳤다. 920~950선 박스권 하단부에 거의 근접한데다 120일선(929)마저 하향이탈했다. 거래대금은 1조6819억원으로 여전히 2조원을 밑돌았다.

외국인은 424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이 각각 299억원, 231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새벽 미국 증시가 헤지펀드 손실 소식 및 유가 급등 등으로 하락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고 OECD 경기선행지수 등 굵직한 경제 지표 발표와 옵션만기 등을 앞두고 있다는 불확실성이 악재로 작용했다.

피데스증권 김 전무는 "거래대금이 살아나지 않고 있어 국내 기관들도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며 "모멘텀 부재와 에너지 부족으로 시장이 소강상태에 빠져든 만큼 길게는 8월까지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승연 교보투자신탁운용 상무는 "북핵 문제를 비롯한 대외 변수들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대외변수들의 추이를 살펴가며 신중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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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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