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950서 매수는 부담스러워"
은행을 중심으로 매물이 나오면서 기관이 전체적으로 매도 우위지만 외국인의 매수로 종합지수는 강보합세다. 전날(19일) 증시 반등을 주도했던 프로그램 매수세는 규모가 줄어 영향력이 약화됐다.
전날 급등한 뒤라 상승 탄력은 떨어졌고 종합지수도 950을 넘어선 터라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하다. 950에서 새삼 매수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워 보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옛 거래소시장) 전체적으로는 하루하루 순매수와 순매도를 반복하면서 뚜렷한 매매 방향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전기전자(IT)에 대해서는 '사자'가 확고하다.
외국인은 이날 20일까지 11일째 IT주를 매수하고 있다. LCD업황이 돌아설 것이란 기대감에 최근 미국 시장에서 델컴퓨터, 휴렛팩커드 등 IT기업들의 실적이 호조세를 보인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 미국 증시는 강세를 이어가며 해외 증시 여건은 상당히 호전됐다. 그럼에도 조심스러운 이유는 증시를 지속적으로 끌고 올라갈만한 모멘텀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경기 방향성 전환에 대한 뚜렷한 신호가 아직 없다는 점을 들어 단기적으로 낙관론으로 성급하게 돌아서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미국의 핵심 인플레이션이 다소 안정됐다는 것이 투자 심리 호전에 기여했지만 그것만으로 시장이 지속적으로 오르긴 어렵다고 본다"며 "최근 상승을 낙폭 과대에 따른 단순한 기술적 반등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특히 전날 발표된 미국의 경기선행지수 하락에 주목했다. "최근 미국의 장기금리가 못 오르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줄고 있는데 장단기 금리차가 경기선행지수의 30%를 차지한다"며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면 경기선행지수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미국 경기선행지수가 OECD 경기선행지수의 30%를 점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미국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OECD 경기선행지수 방향성에도 부정적이다. 이 이사는 아울러 미국 경기선행지수의 17%를 점하고 있는 주당 노동시간이 바닥을 치고 반등, 미국 경기선행지수를 끌어올리는데도 1분기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이 이사는 "이런 점을 종합할 때 올 9월이나 돼야 선진국 선행지수가 바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경우 증시 바닥을 치고 본격적으로 오르는 시점은 6~7월, 늦으면 7~8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증시가 바닥을 치고 올라간다고 보기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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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악재가 완화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장득수 태광투신 상무는 "중국 위안화 절상이나 북핵 문제나 해결 국면에 접어들어 시장 기조는 좋아졌다"며 "시장 악재가 완화되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거래대금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시점에서는 시장을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다만 "아직 기업 실적이 좋아지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고 시장은 미국 증시와 프로그램 및 외국인 매매에 따라 등락하고 있어 무엇이든 사면 오르는 식의 강세장을 기대하기는 시기상조"라며 "종목 고르기를 잘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장 상무는 주가가 많이 하락했으나 1분기 실적이 선방했던 기업에 주목하라고 권고했다.
박스권 수준이 높아졌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기술적으로 보면 하락 추세에서 상승 추세로 전환하는 전형적인 모습인 삼중 바닥이 만들어졌다"며 "전날 하락 채널을 벗어난 것도 기술적으로는 강력한 매수 시그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펀드매니저는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박스권은 900~950에서 920~970으로 높아졌다고 보지만 펀더멘털상 970~980을 뚫고 올라갈 힘은 아직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 "900이 깨지지 않는 것은 펀더멘털 때문이 아니라 수급이 강했기 때문"이라며 "수급이 하방경직성은 보장해주지만 상승세를 책임지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펀드매니저는 "지수가 지금 950인데 여기서는 전고점을 뚫는다는 확신이 없으면 주식을 매수하기가 부담스럽다"며 "단기적으로는 970에 다가갈 때 매도 입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6개월 중기적으로 볼 때도 위아래로 큰 변동없이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봤다.진정한 방패와 적토마
이 펀드매니저는 "한국 증시가 재평가(리레이팅)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지만 이는 장기적인 관점이고 중단기적으로 힘을 받고 1000을 뚫고 올라가려면 거시경제가 돌아섰다는 뚜렷한 신호 등 펀더멘털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차분하게 경제지표를 확인하자
전반적으로 저점은 확인했고 시장의 견조한 흐름에 대한 믿음은 높아졌지만 경기 방향성이 돌아설 것이란 뚜렷한 신호가 없어 위로도 높이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장기적으로 한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은 유효하지만 6개월 중기적으로 과연 1000을 뚫고 전고점까지 갈만한 힘이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란 의견들이다.나뭇잎의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