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엠바고? 또 한국이야!"
"엠바고 파기, 또 한국이야"
지난 19일 세계적인 과학 전문 저널 사이언스 모니터 요원들간의 웅성거림이었다. '바이오 분야의 산업혁명'로 일컬을만큼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낸 황우석 교수는 이 모니터 요원들의 웅성거림에 "얼굴이 몹시 화끈거렸다"고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보도제한 시점을 명기한 "엠바고가 뭔대수야"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권위있는 학술지에 게재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문의 영광'인 과학자들 입장에서 보면, 국내언론의 섣부른 엠바고 파기는 그냥 웃고 지나칠 수만 없을 터였다.
사실, 황 교수 연구논문 발표기사에 대한 엠파고 파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래서 황 교수는 누차 엠바고를 지켜줄 것을 국내언론들에게 신신당부했다. 때문에 엠바고를 파기한 해당언론들이 `실수'라는 변명이 더 옹색할 수밖에 없다.
사이언스측에서는 한국언론이 엠바고를 파기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황 교수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라며 불만을 강력히 어필하고 있다. 사이언스는 아직 어떤 방식으로 불이익을 줄 것인지 결정하지 않았다. 표지인물로 게재하지 않을 수도 있고, 논문 자체를 게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업적은 이제 한 과학자의 개인적인 개가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자랑스러운 과학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전세계가 한국의 한 과학자가 이토록 놀라운 연구업적을 이룩했다는데 경의를 표하고 있고, 영국과 미국 등 전세계 연구소에서 공동연구를 희망하고 있다. 심지어 세계의 각종 학회에서 '황 교수 모시기경쟁'이 붙었을 정도다.
국내언론이 황 교수가 다진 국제적 위상을 너무 가볍게 생각해버린 탓에 이번 사태가 빚어진 것은 아닐까. 만일 사이언스지에서 황 교수에게 불이익을 준다면, 이것은 황 교수 개인의 손실을 넘어 국가신뢰도에도 흠집을 남기게 된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았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