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아직 높은 950 벽

[오늘의 포인트]아직 높은 950 벽

권성희 기자
2005.05.23 12:05

[오늘의 포인트]아직 높은 950 벽

역시나 종합지수 950에서는 상승 탄력이 떨어진다. 950에서 선뜻 매수에 나설만한 투자자는 없다. 그간 증시를 끌어올리는 재료로 작용했던 미국 증시도 지난주말 상승에 따른 숨고르기로 혼조세로 마감해 시장에 특별한 호재는 없는 상황이다.

조정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고 증시 낙관론도 고조됐지만 낙관할 증거를 확인하기 전에 먼저 사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다. 양경식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아직 흥분할 때는 아니라고 본다"며 "국내와 미국 경기를 추가 확인하면서 기간조정을 거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연구위원은 "종합지수가 4월초 980까지 반등했다가 쭉 미끄러졌는데 이 때 하락의 원인이 미국발 악재였다"고 지적했다. 즉,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경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미국 증시가 하락하자 국내 증시도 동반 조정을 받았다는 의견이다.

양 연구위원은 "미국에 대한 이런 우려가 완화되면서 미국과 국내 증시가 반등하긴 했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 외에 다른 악재는 해결된 것이 없다"며 "이 때문에 당장 증시가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가격 조정이 마무리된 이후 950 수준에서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한국 경제나 미국 경제에 대한 확신 등 추가 모멘텀이 필요한데 아직 이러한 모멘텀이 없다"고 말했다. 국내 내수 회복 속도는 예상보다 크게 느리고 미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전기전자(IT)주가 최근 미국과 국내 시장에서 동시에 강하게 반등하긴 했지만 기대일뿐 아직 펀더멘털상 돌아섰다고 믿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양 연구위원은 "2분기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D램 가격이 좀 덜 떨어지고 있다는 것, LCD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세가 둔화됐다는 것 등에서 희망의 신호를 찾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50만원에 안착하기 위한, 업황이 돌아섰다는 뚜렷한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채원 동원증권 상무도 "악재가 완화되면서 시장이 좋아졌다는 생각에 종합지수가 40포인트 정도 올랐는데 박스권을 돌파할만한 힘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장은 여전히 900에서 960 사이 박스권에 갇혀있다는 지적이다.

이 상무는 "IT 업황과 미국의 금리 인상, 원화 절상, 중국 경기 둔화 등의 모든 요인이 반영되는 2분기 실적이 가시화되는 6월이 돼야 시장이 방향성이 잡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모든 것이 기대고 추측일 뿐"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러한 불확실성을 안고 다소 높은 지수대인 950에서 매수하기는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고 기업 실적이 확 돌아설 수도 있는데 900초반에서 팔기도 어렵다"며 "이런 이유로 시장은 900~960 박스권에 한달 가량 더 갇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개인 투자자라면 충분히 싸다고 느껴질 때 사든지, 아니면 거시환경의 불확실성이 사라질 때 사든지 선택해야 한다"며 "지금으로선 한달 정도 더 쉰다는 생각으로 시장을 관망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 또 하나 주목할만한 사항은 코스닥지수가 종합지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정석 세종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IT주가 상승세를 주도했는데 코스닥시장이 IT 비중이 높은데다 유가증권시장(옛 거래소시장)에 비해 코스닥시장 IT주가 주가수익비율(PER)도 낮아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임 연구위원은 또 "바이오주 등 일부 테마주 영향이 있긴 하지만 최근 코스닥시장은 거래소시장과 달리 거래량이 꾸준히 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매수세의 꾸준한 유입에 대해서는 "올 4월부터 외국인의 코스닥시장 매수 우위가 이어지고 있는데 코스닥시장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되면서 시장 지배력과 경쟁력을 갖춘 코스닥 종목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에 삼성전자가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현재의 코스닥 우량주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최근 외국인 매수는 저평가된 코스닥 종목에 대한 매수로 판단되기 때문에 개인이나 기관처럼 샀다가 금새 차익을 노리고 빠지는 단타 성격의 자금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단기 급등 후 시장 상승 탄력이 둔화되긴 했지만 900 바닥이 확인됐고 시장의 견조함에 대한 믿음이 높아졌다는 사실은 긍정적이다. 설혹 단기적으로 빠르게 전고점인 980을 뚫고 올라가긴 어렵다 해도 900 수준이면 살만한 지수대고 대기 매수세가 풍부하다는 점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다만 거시 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무차별적인 강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좀더 미뤄야할 것으로 보인다.

도광양회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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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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