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황우석 신드롬 세계정가 강타

[기자수첩]황우석 신드롬 세계정가 강타

황숙혜 기자
2005.05.23 15:58

[기자수첩]황우석 신드롬 세계정가 강타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혁명을 실현한 과학자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황우석 서울대학교 석좌교수의 연구 성과는 생명공학을 넘어 세계 정계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로 배아 줄기세포를 복제하는데 성공한 이번 성과는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한 가닥 희망을 안겨준 동시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정치적 궁지로 몰아넣었다.

부시는 그동안 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 배아를 파괴하는 행위가 비도덕적이라는 이유를 들어 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했고, 이는 종교 단체나 보수주의자들의 지지 기반을 다지는데 보탬이 됐다.

하지만 황우석 교수의 연구 결과가 전해지자 공화당의 보수주의 의원들조차 줄기세포 연구 제한을 완화하는데 찬성하고 나섰고, 미국 학자들은 재정 및 법률적인 문제 때문에 줄기세포 연구에서 한국에 뒤지고 있다며 볼멘 소리를 내놓고 있다.

당장 이번주 줄기세포 연구를 확대하는 법안의 채택 여부를 놓고 의회 심의가 예정된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은 부시의 법안 거부를 정치적인 모험이라고 단정했다. 미국의 양대 주간지인 타임과 뉴스위크도 황우석 교수의 연구 성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미국 정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다급해진 것은 미국만이 아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23일 사설을 통해 복제 기술 연구에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를 비판하며, 환자들이 해외에서 고액의 의료비를 내고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도 정부 대변인인 벨라 안나가 나서 "이 민감한 주제에 대해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며 2002년 제정된 줄기세포연구 제한을 완화할 움직임을 시사했다. 안나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내달 괴팅겐대학 연설에서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정부 입장을 자세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황우석 교수의 성과는 난치병을 정복하고 의학계를 선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것 이외에 한국의 과학자가 미국을 포함한 세계의 정가에 커다란 쟁점 하나를 던졌다는 데 또 다른 의미가 있다. 한국이 세계 정가에 평지풍파를 일으킨 것은 단군이래 처음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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