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성공해야만 하는 노조개혁

[기자수첩]성공해야만 하는 노조개혁

여한구 기자
2005.06.01 08:33

[기자수첩]성공해야만 하는 노조개혁

최근 노동조합의 `비리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국민들은 큰 허탈감을 빠졌을 것이다. 허탈감은 "노조마저..."라는 일반적인 정서에 기인한다. 노조하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빨간색 머리띠 만큼이나 순수성과 도덕성을 믿어왔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노동계를 잘 아는 인사들은 "곪아서 터질 것이 터졌을 뿐"이라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갖가지 비리와 모순이 내재돼 있으면서도 짐짓 변화를 외면해오다 검찰수사로 `빙산의 일각`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노동운동을 벌였던 한 정치인은 사석에서 "최근 적발된 한국노총의 비리는 개인적인 잘못이라기 보다 수십년동안 이어져 온 노동귀족의 악습이 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동계 내부에서도 "비리가 얼마나 더 드러나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번 일을 계기로 노조가 환골탈태 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무성하다.

이같은 내부 고백은 자체 개혁에 실패한 노조가 외부로부터의 개혁 요구를 얼마나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향후 국내 노동운동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인 셈이다.

59년 역사상 최대 위기에 처한 한국노총이 늦었지만 혁신적인 개혁안을 내놓았다. 외부감사제도와 회계감사제도를 도입하고 노총 임원 및 입후보자의 재산도 공개키로 했다. 인적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여론을 수용해 위원장-사무총장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해 사무총장까지 대의원에 의해 선출되게끔 했다. 여기에 노조단위에서는 최초로 윤리강령까지 채택했다.

이 과정에서 "그 정도로 옷을 다 벗을 필요가 있느냐"는 반발도 상당했지만 노총 집행부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공멸한다"고 밀어부쳐개혁방안을 확정했다고 한다.

한국노총과 같은 직격탄은 아니지만 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민주노총 역시도 자체 개혁안을 마련중이다. 일순간 개혁의 대상으로 내몰린 노조가 자체개혁에 성공해 예전과 같은 신뢰와 도덕성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 건강한 노사 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그렇게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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